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민주당 국민기대 부응 못해 사과
관용-협치로 증오정치 벗어나야”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세력은 민주당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총선을 49일 앞두고 정권 심판론을 강조한 것. 정부·여당에는 ‘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촉구하며 증오정치 극복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만3000자가 넘는 분량의 연설에서 초반부터 윤석열 정부 비판에 주력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언론자유를 비롯한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경제와 민생은 파탄 직전”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선으로 정치는 타협과 합의의 기능을 잃은 채 극단적인 대립과 증오, 혐오에 포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을 겨냥해 “독불장군식 독재로는 다양한 요구를 조화롭게 수용할 수 없다”며 “이제 ‘통치자’는 더 이상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한 듯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민주당의 책임도 물론 있다. 지난 시기 우리는 국민께서 보내 주신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민주당이 바뀌겠다. 더 잘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 간 관용과 협치를 통한 정치혐오 극복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 정치는 서로를 조롱하며 극단으로 치달아 대화와 타협의 문을 닫는 나쁜 정치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며 “이제 우리 정치도 서로 잘할 수 있는 것으로 경쟁하고, 협업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던 보수의 경제능력은 어디로 갔나, 무역강국의 뱃길을 열었던 보수의 외교능력은 어디로 갔나”라며 보수 정부의 과거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협업의 씨앗을 뿌려 22대 국회에서 활짝 꽃피우게 하자”며 공정경제·혁신경제·기후위기 대응·저출생 대책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21대 국회를 석 달여 남겨둔 지금에서야 타협과 합의를 말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준 거대의석을 무기로 휘두른 독단과 폭주의 모습들이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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