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외부 행사 때 소란을 피운 이들에 대한 대통령경호처 요원들의 과잉 대응 논란과 관련해 ‘입틀막’(입을 틀어막다의 줄임말)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가원수 경호 기본규칙에 따라 행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과잉 대응’ 논란 이외에도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들을 집중 부각시켰다.
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22일 국회 대정부질문 비경제 분야에서 한 총리를 부른 뒤 “제가 볼 때 윤석열 정부는 ‘입틀막’ 정권인 것 같다”면서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국회의원, R&D 예산을 문제 제기하는 카이스트 졸업생, 의대 정원 문제를 말하는 의사들의 입을 줄줄이 막고 있다. 어떤 규정에 근거해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이에 “경호 규칙에 따라 조치한 것”이라고 했다. 한 총리는 이어 “의사들의 입을 막고 있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의사들과 130회가 넘는 논의를 하고 의사협회와도 28회 이상의 노력을 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1월에는 전북 전주에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2월에는 대전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석사 졸업생인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이 경호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갔다. 강 의원은 윤 대통령의 손을 잡은 채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변인은 졸업식 축사를 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부자 감세 중단하고, R&D 예산 복구하라’고 적힌 천을 들고 고성으로 항의한 바 있다. 경호원 등은 이들의 입을 막고 팔·다리, 머리 등을 붙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이 의원은 “무조건적인 ‘입틀막’ 보다는 관계 법령·법규를 검토 후 개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이에 “국가 원수를 경호한다는 기본적인 규칙에 따라서 행한 행위라고 보기 때문에 법이 미비하다면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서 개정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계속 ‘입틀막’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져묻자 한 총리는 “국가 원수에 대한 경호의 규칙상 불가피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독일과 덴마크 순방 일정을 연기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간접적으로 겨냥해 집중 질의했다. 송갑석 의원은 “국빈 방문 때 배우자를 동반하는 것이 외교 관례가 맞느냐”고 물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하자 송 의원은 “법으로 정해졌다가 아니고 관례상 이야기하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다. 김 1차관은 이에 “대개는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송 의원은 “역대 우리 대통령이 국빈 방문할 때 배우자가 함께 나가지 않은 적이 있느냐”며 “있었다고 해도 굉장히 이례적이었을 듯”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 씨의 가석방과 관련해 묻기도 했다. 송 의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불러내 “(3·1절 특사 가석방 명단에) 최은순 씨가 포함됐느냐”고 질문했다. 박 장관이 “포함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송 의원은 “그럼 검토는 했느냐”고 바꿔 물었다. 박 장관은 “교도소 측에서 일정 복역 기간이 지난 사람들에 대해 루틴하게 명단을 다 작성해 올리고 그 사람들 전부 다 심사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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