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숙희 대법관 후보자는 27일 “좋은 재판이란 작은 목소리와 숨은 이해관계까지 면밀히 살피는 균형감각과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재판”이라고 밝혔다.
신 대법관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인사청문회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법정에서 당사자들에게 절차적 권리를 충분히 설명하고 보장하려고 노력했다.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재판을 진행하며, 이해관계를 꼼꼼히 살펴 공정하면서도 가능한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타성에 젖어 확증편향과 같은 인지적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늘 조심했다”며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 법관의 인지편향을 확인하는 실험을 설계한 후 강의를 하기도 했다. 법관이 주관적 편견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인식하며, 항상 경계하고 신중하게 판단을 내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법관이 특정한 집단이나 이념에 대한 편향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전제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아동과 여성, 장애인 등 소수자 보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흔히 사법부의 정당성은 소수자 보호 임무에 있다고 한다. 또 한 나라의 발전 정도는 아동과 여성,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의 웃음소리에 비례한다고 한다”며 “이런 추상적 표현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지난 28년의 법관 생활 동안 여러 사건들을 접하면서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어 “아동은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무력한 존재이고 아이를 잘 키우려면 부모의 힘만으로는 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회에는 아동 외에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거나 제대로 대표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엄중한 현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젠더 전문법관’이 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판단 과정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내고,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며 그들과 소통하는 법관이 되려고 노력했다”며 “젠더 관련 활동은 그 과정 중 하나”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회 동의를 받아 대법관이 된다면 법관 생활 동안 한시도 잊은 바 없는 한결 같은 마음으로 소수자와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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