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친문재인)계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27일 친명(친이재명) 지도부의 ‘사천 논란’을 비판하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전날 지도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최고위원회 회의에 불참한 지 하루 만이다. 고 의원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당 전략공천위원회가 이날 오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서울 중-성동갑에서 컷오프(공천 배제)시킨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20%, 여론조사 문제 등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총선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 지적이 우리 진영 안에서도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은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공천갈등과 무전략에 대한 비판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지금의 위기를 지도부가 책임을 갖고 치열한 논의를 해서라도 불신을 거둬내고 지금의 갈등 국면을 잠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면 최고위원회의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고 제 문제 제기로 인해 지금이라도 논의 테이블이 열리기를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 민주당 중진의원님의 공개적인 답변이어서 무겁게 듣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지도부는 당헌·당규로도 해결할 수 없는 정치적 사안들을 치열한 논의를 통해서라도 답을 제기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늘 지도부가 져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민주당 지도부가 현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충분히 국민들께 강한 야당, 유능한 민주당으로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고 의원은 25일 심야 비공개 최고위에서 친명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의 친문 강병원 의원 지역구(서울 은평을) 출마 논란과 임 전 실장의 공천 지연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26일 최고위 회의에 불참했다. 여기에 당 전략공관위가 27일 임 전 실장이 출마 의지를 밝혀온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우선(전략)공천하자 이에 반발해 최고위원직까지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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