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을 지역에 출마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27일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9명의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 인사 중 처음으로 공천을 포기했다. 일각에선 박 전 장관의 타 지역 차출설이 제기된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영등포을 지역구 후보의 조속한 확정과 총선 승리를 위해 박용찬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경선 포기 사유로 “영등포을 탈환이라는 절체절명의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역에서 신속히 전열을 정비해 결전을 준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당초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희망했지만 영등포을 지역으로 옮겼다. 하지만 박용찬 전 국민의힘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의 탄탄한 조직력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장관의 경선 포기로 이 지역은 박 전 위원장이 본선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이 지역 현역인 김민석 의원이 공천을 확정했다.
박 전 장관뿐 아니라 현 정부의 전직 장관들이 처한 현실도 녹록지 않다. 이 때문에 공천을 확정 짓고 있는 친윤계 현역의원들과 비교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장관을 제외한 8명의 전직 장관 중 3명이 경선을 치르고 있다.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중·성동을에서 하태경 의원, 이혜훈 전 의원과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중·영도에서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경쟁하고 있다.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충남 천안을에서 이정만 전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장과 공천 전쟁을 펼치고 있다.
공천을 확정한 전직 장관들 역시 본선에서 치열한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여권의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히는 인천 계양을에 자처해서 출마했다. 이 지역의 현역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다.
계양을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제16대 총선부터 제18대 총선까지 3선을 하고, 제20대·21대 총선에서도 당선되면서 5선을 한 곳이다. 2010년 보궐선거를 제외하곤 20여년간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원 전 장관의 출마가 ‘희생’으로 꼽히는 이유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했다. 당초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 출마를 희망했지만 당의 요청으로 출마지를 변경했다. 이곳의 현역은 김영호 민주당 의원으로 이미 대진표가 완성됐다. 이 지역은 과거 정두언 전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김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방문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은 경기 수원병에 나섰다. 이 지역 역시 김영진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로 이들은 본선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수원병은 남경필 전 의원의 지역구였지만 김영진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5곳의 수원 지역을 모두 휩쓸었다.
그나마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만 자신들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과 서울 용산에 공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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