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실어 보낸 컨테이너 누적량이 반년간 6700여 개에 달한다고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밝혔다. 이를 통해 러시아에 지원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포탄만 수백만 발이라고 했다. 또 러시아는 이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식량 및 무기 부품 등을 대량 제공했다며 이를 실은 컨테이너량은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것보다 30% 많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지난해 11월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정상 작동 여부에 대해선 “하는 일 없이 동네 한 바퀴 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 “北, 러 수출 무기 군수공장 풀가동”
신 장관은 26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신 장관은 “북-러 군사적 밀착이 강화된 지난해 8월 말부터 헤아려 보니 최근까지 북한에서 러시아로 간 컨테이너가 6700여 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미 백악관은 북한이 지난해 9월 7일부터 10월 1일까지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의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했다고 밝혔는데, 시간이 지나며 누적량이 크게 증가한 것.
신 장관은 “컨테이너에 있는 것이 152mm 포탄일 경우 300만 발 이상, 122mm 방사포탄이라면 50만 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 내 군수공장은 수백 개인데 전력난 등으로 가동률은 30%에 불과하다”면서도 “러시아로 수출되는 무기를 만드는 일부 군수공장은 풀가동되고 있다”고 했다.
신 장관은 “같은 기간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간 컨테이너는 (북한에서 러시아로 보낸 컨테이너보다) 30% 이상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가 보내는 것 중엔 식량 비중이 가장 크다”며 “그 덕분에 최근 북한 내 식량 가격이 안정화됐다”고 했다. 러시아가 보내는 컨테이너에는 무기 부품 및 소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장관은 “북한이 이를 활용해 무기를 완성한 뒤 완성품을 다시 러시아로 보냈거나 보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에 군사기술 이전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신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주겠다고 공언한 위성 기술은 계속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항공기 관련 기술, 지상 기동장비 기술 등을 러시아에 요구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 포탄을 많이 받고 신세를 질수록 기술 이전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 “北 정찰위성 하는 일 없이 돌고 있어”
북한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다섯 차례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종류도 지대지·지대공·지대함 등으로 다양했다. 올 들어 이례적으로 순항미사일을 집중적으로 발사하는 배경에 대해 신 장관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유엔안보리 결의안 위반이 아닌 데다 투발 수단을 다양하게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용, 도발용 두 목적 다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대러시아 수출 확대를 위한 ‘쇼케이스’ 의도 역시 있다고 본다는 것. 신 장관은 북한이 이들 순항미사일에 전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은 부정적”이라면서도 “북한은 계속 핵 탑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신 장관은 북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운용 관련해선 “하는 일 없이 동네 한 바퀴 돌고 있다”며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고 밝혔다. 저궤도를 돌고는 있지만 영상 정보 수집 등 위성 본연의 역할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앞서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 직후 김 위원장이 ‘만리경-1호’가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 등을 촬영한 자료를 보고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군은 이를 ‘블러핑’으로 본다는 것이다.
신 장관은 올해 상반기 한미 연합 야외 기동 훈련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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