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8일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관련해 4년 전 꼼수로 비판받았던 ‘의원 꿔주기’를 공식화했다. 기호 2번인 국민의힘이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용지 모두 ‘두 번째 칸’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출마를 안 했다는 이유로 위성정당으로 보내는 정말 부끄러운 일을 당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실적으로, 전략적으로 가장 좋은 것은 (기호) 4번을 받는 것”이라며 “순번을 받는 마지막 날 상황까지 고려해 몇 분의 의원들에게 부탁드릴지 결정된다”고 말했다. 위성정당에 입당할 현역 의원 수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위성정당 현역 의원 수를 보고 결정하는 전략이다.
비례대표용 투표지 정당 순번은 의석수에 따라 결정된다. 민주당(1번)과 국민의힘(2번)이 비례대표를 내지 않으면 3번이 제일 위의 칸을 차지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두 번째 칸’을 뽑아 달라고 하기 위해 여당은 4번을 노리는 것이다. 민주당 위성정당보다 적고 녹색정의당(6명)보다 앞선 기호를 받으려면 최소한 의원 7명을 확보해야 한다.
당내에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 의원이나 비례대표 의원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지역구 현역의원 가운데 공천신청을 하지 않았거나 경선을 포기한 의원은 이명수(4선·충남 아산갑) 홍문표(4선·충남 홍성-예산) 장제원(3선·부산 사상) 김희국(재선·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이달곤(재선·경남 창원 진해) 김웅(초선·서울 송파갑) 최춘식(초선·경기 포천-가평) 윤두현(초선·경북 경산) 등이다. 이종성·윤주경·김예지·정경희 의원 등 비례대표 8명도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선거보조금 확보와 유리한 정당 기호를 차지하기 위해 대놓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양당의 선거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공직선거법상 한 위원장은 후보자 신분이 아니어서 다른 후보자의 선거운동 금지 조항에 적용받지 않는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미래 창당 전날인 22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달리 불출마하기 때문에 비례정당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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