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경선 등 26곳 결과 발표
주호영-김기현 등 중진4명 모두 勝
초선 이긴 권영진도 의원 출신
공관위장 “신인들 더 공들여 도전을”
“국민의힘이 다선 의원만 바글바글한 늙은 꼰대 정당으로 가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28일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 직후 한 여당 초선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2차 경선 경쟁을 벌인 영남 현역 18명 가운데 12명이 본선행 티켓을 쥐었다.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김기현(4선·울산 남을) 김상훈(3선·대구 서) 이헌승(3선·부산 부산진을) 의원 등 영남 중진 4명이 탈락자 없이 이름을 올렸다. 첫 지역구 현역 탈락자가 된 전봉민(부산 수영) 이주환(부산 연제) 김용판(대구 달서병) 의원 등 3명은 모두 초선이다. 나머지 현역 의원 3명은 결선 경쟁을 벌이게 됐다.
‘물갈이 폭이 작다’는 지적에 공관위는 “현역들이 방어를 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부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강조했던 ‘희생’과 ‘혁신’과는 정반대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 중진 불패… 초선 이긴 상대는 영남 OB
대구·경북(TK)에서는 지역구 현역 11명 중 김용판 의원 1명만 탈락했다. 김 의원의 경선 상대는 정치 신인이 아닌 국회의원을 지낸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다. 재선 이상은 모두 경선에서 승리했다. 김승수(초선·대구 북을) 김석기(재선·경북 경주) 송언석(재선·경북 김천) 임이자(재선·경북 상주-문경) 김정재(재선·경북 포항북) 의원 등이다. 초선인 임병헌(대구 중-남), 김병욱(포항남-울릉)은 결선을 치러야 한다.
TK에선 2차 경선 승리 현역을 포함해 28일까지 전체 지역구 현역 25명 중 48%가 재공천을 받았다. 21대 총선 때 45.5%, 20대 총선 41.7%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공천이 발표되지 않은 TK 선거구 7곳이나 아직 경선이 진행 중인 곳에서 추가로 공천장을 받게 되면 생환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경남(PK)과 울산에선 백종헌(초선·부산 금정) 서범수(초선·울산 울주) 등이 재선에 도전한다.
김기현 전 대표는 박맹우 전 울산시장과 4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 이겨 5선에 도전한다. 김 전 대표는 인요한 전 위원장이 ‘불출마 희생’ 결단을 해야 한다고 사실장 지목한 대상이다. 김 전 대표는 불출마 대신 지난해 12월 대표직을 던지고 지역구행을 택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과 대비되는 상황에 당에서는 “김 전 대표가 실리만 챙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이 쇄신이 아니라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공천이 확정된 영남 현역은 총 56명 중 31명(55.3%)이다. TK 현역 12명과 PK·울산 19명을 합친 숫자다.
● 與, 현역 강세에 “제일 강해야 절대선”
28일 현재 전체 지역구 의원 90명 가운데 57명이 공천을 확정지었다. 전체 지역에서 경선을 치른 국민의힘 현역 23명 중 17명이 승리했다. 재선 이상 11명은 모두 이겼다. 교체보다는 본선 경쟁력을 고려한 ‘안정 공천’ 기류가 선명해지자 일각에선 “현역들에게 안락한 ‘침대당’”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현역 프리미엄에 대한 추가 보정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런 것은 논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감산해도 이게 벽은 있구나, 현역 ‘메리트(이점)’는 있구나 했다”며 “신인 후보자들이 득표율이 낮더라. 공을 들여서 1, 2년 정도 도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찐윤’(진짜 친윤) 이철규 공관위원도 “현역 교체가 마치 지상 최고의 최고선인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경쟁에서 제일 강한 자가 나가는 게 절대 선이다”라고 강조했다.
공관위는 아직 공천 여부가 발표되지 않은 영남 일부 지역에도 서울 강남권처럼 4·10총선에 내보낼 후보를 국민들의 추천을 받는 ‘국민추천제’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미 공천을 신청한 현역 의원과 다수의 예비후보들이 있는데도 공관위가 전략공천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예비후보는 “낙점된 인사가 있으면 차라리 경선을 붙여야지 게임의 룰을 갑자기 바꾼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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