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국방장관 “트럼프, 2016년 韓핵무장 용인…통큰 협상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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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29일 08시 13분


한민구 한국국가전략연구원장. 2022.1.13/뉴스1 ⓒ News1
한민구 한국국가전략연구원장. 2022.1.13/뉴스1 ⓒ News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과거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만큼,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에 대비해 ‘통 큰 협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전직 국방 수장의 제언이 나왔다.

29일 전쟁기념사업회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을 지낸 한민구 한국국가전략연구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소재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2024년 KWO 나지포럼(전쟁기념사업회 나라를 지키는 포럼) 제1회 학술회의’의 기조연설문에서 이처럼 밝혔다.

한 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해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대비책 중의 하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성향, 거래적 리더십 스타일 등을 고려한 상호이익 맞교환 형식의 ‘통 큰 협상’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 원장은 “미국의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Nuclear Free World’(핵무기 없는 세상)를 주장하며 비확산 정책에서 매우 완고한 입장을 취해 왔다”라며 “반면, 공화당은 더욱 현실주의적 입장으로, 트럼프는 2016년 대선후보 당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6년 4월3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핵이 큰 문제로, 한국·일본이 핵을 갖고 스스로 방어에 나선다면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었다.

그가 당선 후엔 핵무장 용인론을 번복하긴 했지만, 사업가 기질이 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은 한국 핵무장 용인론에 대해 현재도 우호적 입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 원장은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방위비 분담 문제,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 문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문제, 인·태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 문제 등이 제기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대비도 주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21년 집권 당시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주한·주일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원장은 이어 “미국 대선 전까지 핵협의그룹(NCG)의 제도화와 재래식핵통합(CNI) 운용을 완성해야 한다”라며 “NCG 제도화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2024년 미국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조기에 제도화를 완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을 통합 운용하기 위한 작전계획을 구체화하고 연합훈련을 통해 절차를 숙달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박휘락 국민대 특임교수는 이날 ‘총선 관련 북한의 도발 형태 분석’ 주제의 발표문에서 “북한이 지금까지 다양한 해상도발을 해왔다는 점에서 해상에서 동·서해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하거나 남북한 해군 간의 무력 충돌을 촉발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특히 최근 김정은은 NLL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언했고, 새로운 해상국경선을 수립해 그것을 무력으로 강제하겠다고 주장했다”라며 “공언한 조치를 결행할 때 남북 간에는 삽시간에 긴장 상태가 조성되고, 한국의 일부 인사들은 ‘전쟁이냐, 평화냐’ 구호로 국민을 협박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강화하고자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또 북한이 △무인 수중 공격정 해일-1·2형을 남한 항구까지 침투시켜 비핵 폭파를 시도하거나 △감시초소를 복원한 비무장지대(DMZ) 또는 재무장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에서의 분쟁을 조장할 수 있다고 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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