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경기 하남갑에 전략공천했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복당을 권유한 이언주 전 의원은 민주당 현역 이탄희 의원이 불출마한 경기 용인정에서 3인 경선을 치른다. 앞서 서울 중-성동갑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대신 전략공천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이어 추 전 장관, 이 전 의원까지 모두 민주당 강세 지역에 등판시킨 것. 당 안팎에서는 “‘여전사 3인방’이라고 치켜세우며 험지 차출을 공언했던 당 지도부가 막상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나란히 내보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 ‘여전사 3인방’ 모두 野 강세지역행
민주당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추 전 장관을 경기 하남갑에 전략공천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경기 용인정에서 이헌욱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등과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추 전 장관이 공천을 받은 경기 하남갑은 기존 하남이 갑과 을로 분구되면서 생긴 지역구다. 하남 현역 의원은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최종윤 의원이다. 하남에선 17대 총선 때 문학진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당선된 뒤 재선을 했다. 19대와 20대 총선에선 보수 정당 후보(이현재 전 새누리당 의원)가 승리했다. 21대 총선에서 최 의원이 미래통합당 이창근 후보를 17.5%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이겼다. 특히 하남갑은 구도심 지역이 포함돼 있어 민주당 세가 더 강하다는 평가다.
이 전 의원이 경선을 치를 용인정도 현역 이탄희 의원 전에 표창원 전 의원 등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던 지역이다. 전 전 위원장이 공천된 서울 중-성동갑은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내리 3선을 했다.
세 명 모두 결국 민주당 소속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수도권 지역구에서 선거를 뛰게 된 것을 두고 당내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안 위원장이 직접 이들을 “여전사 3인방”으로 지칭하며 험지 차출을 공언해 왔기 때문에 비판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경기 하남갑은) 우리 당으로서는 굉장한 험지”라고 했다. 용인정에 대해서도 “기존 우리 당 의원들께서 재선을 못 하고 그만둔 지역이라 절대 유리한 지역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 “‘되는 곳에 공천해야’ 李 의중 강해”
3인방의 야당 강세 지역 배치에는 이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전 전 위원장과 추 전 장관, 이 전 의원 등 3명을 반(反)윤석열 정권 형성을 위한 필수 인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을 소위 ‘당선되는 곳’에 공천해야 한다는 의중이 상당히 강했다”고 전했다.
실제 당 지도부는 이들이 당선될 만한 지역을 물색하는 데 상당히 오랜 공을 들였다. 추 전 장관은 애초 서울 동작을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맞대결을 붙이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 컷오프된 현역 이수진 의원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로도 당은 서울과 수도권 여러 지역에 경쟁력 여론조사를 돌려가며 출마 지역 물색 작업을 벌여 왔다.
이 전 의원도 애초 험지인 경기 용인갑에 투입하려 했지만 당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돼 결국 용인정 경선으로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위원장은 본인은 서울 종로 출마를 희망했지만 결국 여러 검토 끝에 중-성동갑 공천이 확정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3인방이 당 강성 지지층에게는 인기가 높지만 중도 확장성은 낮은 편”이라며 “당사자들 스스로도 당의 험지 출마 권유를 수차례 거부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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