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정당-창당준비위 71곳 달해
“與野 준연동형 방치에 정당 난립”
174억 들인 분류-계수기 못쓸 위기
4·10총선을 27일 앞둔 14일 비례대표 의석을 노린 정당이 난립하면서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최대 88.9cm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야구 배트 평균 길이 83.82cm(약 33인치)보다 길다. 정치권에선 “여야가 준연동형 비례제를 방치하면서 일회용 ‘떴다방’식 비례정당들이 또다시 등장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과 활동 중인 창당준비위원회는 71곳으로 집계됐다.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56곳, 정당 설립을 위한 창준위를 설립한 곳은 15곳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미 이 중 42곳이 선관위에 비례대표 후보 등록 의사를 밝혔다.
위성정당을 통해 비례대표를 내는 거대 양당 2곳을 제외한 69곳이 모두 비례대표 후보를 낸다면 유권자가 받아들 투표용지는 88.9cm로 예상된다. 투표용지의 위아래 여백(6.5cm)과 기표란 높이(1cm), 구분 칸 높이(0.2cm) 등을 합한 수치다. 21대 총선에서는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 투표용지 길이가 48.1cm였다. 20대 총선(21개 정당)에서는 33.5cm, 19대 총선(20개 정당)에선 31.2cm였다.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정당이 50곳만 넘어도 개표할 때 용지를 기호별로 분류하는 분류기는 물론이고 용지를 세는 심사계수기도 쓸 수 없어 개표 지연 사태가 우려된다. 분류기는 34개 정당, 길이 46.9cm를 넘으면 사용할 수 없고, 심사계수기는 50개 정당까지 처리할 수 있다. 선관위가 정당 수 증가에 대비해 예산 174억 원을 들여 신형 분류기와 심사계수기를 도입했는데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것.
투표용지 위 칸을 배정받으려 당명을 ‘가’로 시작하게 지은 원외 정당도 등장했다. 가가국민참여신당,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등이다. 국회 의석이 없는 정당은 정당명 가나다순으로 기호를 배정하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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