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더불어민주당이 ‘153석+α’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총선 자체 판세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숫자를 얘기해 국민의 평가를 단정 짓는 건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원내 1당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숫자로 목표를 제시하거나 판세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최근 고물가와 이종섭 주호주 대사 출국 논란, 의료 공백 관련 정부 대응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수도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판세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로 전주(45%)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8%포인트 올라 32%였다. 여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 역시 서울에서 31%로 전주(42%)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정부안대로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47%로, ‘규모, 시기를 조정한 중재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응답(41%)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의료 공백 관련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잘못하고 있다’(49%)는 응답이 ‘잘하고 있다’(38%)는 비율보다 11%포인트 높았다. 의대 증원 방침에는 찬성하면서도 정부 대응에는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게 나타난 것.(전화조사원이 무선전화 인터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위원장은 그간 “평가를 받는 입장”이라며 총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숫자를 공개하는 것이 선거 전략에 굳이 유리하지도 않고, 의미도 없다. 지금의 판세가 끝까지 간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판세 분석은 자체 내부 전략에만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130석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서울에서 박빙 우세’라는 야당의 주장은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서울이 (지지율 하락 등) 조정 국면에 있긴 하지만 여당도 나쁘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에서 여당이 열세라는 분석에는 여당도 수긍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지난 총선보다는 많이 올라왔지만, 여전히 의석으로 환산은 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경기에서 20석보다 적은 의석을 확보할 것 같다”고도 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경기 59석 중 7석만 차지했다.
수도권 후보들은 “한동훈 효과가 끝났다”, “판세를 뒤집으려면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 출마한 한 후보는 “대통령도 국민에게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현장에선 피가 마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후보는 “지금 공천 논란, 막말 논란 때문에 하루에 1000표씩 날아가는 게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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