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언론인 회칼 테러’ 언급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황상무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 대해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에선 총선을 앞두고 황 수석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황 수석 사퇴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대통령실에 전달됐다. 일단 대통령실은 황 수석의 개인 사과 선에서 사건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황 수석 사퇴 요구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2차 갈등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황 수석)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하는 김은혜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페이스북에 “황 수석은 자진사퇴하기 바란다”며 “수년 전의 막말로도 많은 여당 후보가 사퇴했는데, 대통령실 수석이 예외가 될 순 없다”고 적었다. 악화된 총선 구도 속에 여당 수장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출신 수도권 총선 후보가 한 목소리로 황 수석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수석이 식사 자리에서 과거 일을 언급하고, 농담을 한 것임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황 수석의 발언이 실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수석 직을 내려놓을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수석은 16일 자신의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사과 드린다”며 “앞으로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황 수석은 개인 명의 입장문에서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황 수석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되 야권의 사퇴 요구에는 응할 뜻이 없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황 수석은 주말에도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업무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수석은 14일 일부 기자들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6일 황 수석을 “언론협박수석”으로 부르며 “책임 있는 처신은 사과가 아니라 사퇴다. 비뚤어진 언론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협박을 뱉어내는 황 수석을 당장 경질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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