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8일 자신이 이끌고 있는 조국혁신당의 남성 비례후보 1번(전체 2번)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 몫인 비례 전체 1번에는 ‘윤석열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법무부에서 해임 처분을 받은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뽑혔다. 정치권에서는 “강성 지지층이 주도하는 인기 투표 방식 탓에 각종 논란의 후보들이 줄줄이 앞 순번을 꿰찼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국혁신당은 17일부터 이틀간 당원과 국민참여선거인단 총 13만6633명 중 10만7489명인 78.67%가 참여한 투표를 거쳐 이 같은 순번을 확정했다. 17일 오디션에서 자신을 “압도적인 1위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던 조 대표가 예상대로 남성 후보 1위에 올랐다. 과거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 등으로 전과 4범인 신장식 당 대변인은 전체 비례 4번을 받았고, 울산시장 선거 개입으로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황운하 의원은 8번에 이름을 올렸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고 2심 재판 중인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은 10번에 올랐다. 조국혁신당은 내부적으로 12석 내외를 당선가능권으로 판단해 이들 모두 22대 국회 입성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등장곡을 불렀던 가수 리아(본명 김재원)는 7번을 받았다. 이 외에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6번), 정춘생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여성가족비서관(9번)도 당선가능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강경숙 전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본회의 위원은 11번, 박원순 전 서울시장 측근 서왕진 전 서울연구원장은 12번, 문재인 정부에서 사법 행정권 남용 논란에 공개 입장을 낸 뒤 ‘초고속 승진’ 논란을 일으켰던 김형연 전 법제처장은 14번을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공개 오디션 형태로 치러진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투표가 직능별 대표 및 소수 정치세력을 보호하기 위한 비례대표제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표권을 가진 사람 중 당원이 8만4974명(62.2%)이었고 일반 국민은 5만1659명(37.8%)이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강성 지지층에 호소할수록 선택을 많이 받는 구조”라며 “장애인이나 특정 직능 단체 몫은 후순위로 밀렸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음주·무면허 운전 4범, 징역형 선고 후 불출마 선언을 번복한 의원, 불법 감찰 의혹으로 해임된 검사 등이 모인 그야말로 ‘피고인 도피처’”라며 “조국혁신당의 행태는 후안무치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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