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징벌적 과세부터 확실히 바로잡겠다”며 “무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에서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주제로 열린 21번째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시장을 왜곡하고 민생의 어려움을 과중시키는 무리한 과세로 더 이상 국민을 힘들게 하지 않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5년간 공시가격을 연평균 10%씩 총 63%까지 올렸다”며 “결과적으로 집 한 채 가진 보통 사람들의 거주비 부담이 급등했다. 보유세가 두 배로 증가하면서 사실상 집을 가진 사람은 국가에 월세를 내는 형국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2020년 수준으로 일단 현실화율을 되돌려놨다. 그러나 이것은 일시적인 조치”라며 “아직 많은 국민들이 공시가격이 앞으로 오르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있다. 정부는 법 개정 전이라도 여러 가지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서 폐지와 같은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층의 거주비용 경감을 위한 구상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월세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앞으로 2년간 신축 중소형 주택 10만 호를 공공이 매입해 저렴한 전·월세로 공급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민간이 임대차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수행하도록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임대료 규제를 완화하고 기금 융자 및 세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이와 더불어 청년·서민층 주거비 지원 강화를 위해 39세 미만의 청년에게 최대 30만원씩 지원하던 전세반환보증보험료를 전 연령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대 월 20만원을 보조해주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의 경우, 보증금 상한제를 폐지하고 지원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다. 주거급여 지원대상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서울의 원도심을 대개조하는 ‘뉴:빌리지 사업(약칭 뉴:빌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뉴:빌사업은 아파트와 달리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단독주택과 빌라촌을 새로운 타운하우스와 현대적인 빌라로 재정비하는 사업이다.
윤 대통령은 “서울의 어디서나 주민들이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영등포와 같은 원도심을 새롭게 탈바꿈시켜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빠르고 힘있게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비 자금을 저금리로 융자하고, 주차장, CCTV, 운동시설 등 주민공동시설 설치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범사업 공모를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착수할 계획으로, 필요 재원은 기존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편해 추가 재정부담 없이 향후 10년간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윤 대통령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의 인구와 위상에 걸맞게 문화예술 인프라도 재정비하겠다”고도 밝혔다. 노후화된 공간은 신속히 리모델링하고 국립 문화예술시설이 조성되는 지역은 주변 일대를 묶어 문화예술 거점으로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마포·홍대 일대는 ‘당인리 문화창작 발전소’ 설립을 계기로 청년 복합예술 중심지로 조성하고, 서울역·명동·남산 일대는 ‘서울역 복합문화공간’ 및 ‘남산 공연예술창작센터’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노후지역 거주자 등 서울 시민, 주택 및 도시계획 전문가, 문화예술인 등 60여 명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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