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2]‘국회, 세종 완전 이전 공약’ 공방 팩트체크
與, 2020년 “완전 이전 위헌소지”
野내부 “당시 靑도 별로 공감 안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아냥거렸는데 사실과 다른 왜곡이다. 거대 정당인 민주당이 국회법을 바꾸지 않고 뭉개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을 내걸었다.”(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2020년 당시 국민의힘이 비난 일색의 논평을 내며 ‘부동산 투기 절호의 찬스’라고 했다. 여의도에 눌러앉길 바랐던 건 지금의 국민의힘이다.”(민주당 김태년 의원)
국민의힘이 총선을 2주 앞두고 2020년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이 꺼냈던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카드를 다시 던지자 여야는 “민주당이 뭉갰다” “국민의힘이 반대했다”며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정치권에선 “서울 한강벨트와 충청권 표심에 영향을 주는 공약이 나오자 서로 국회법 법안 처리가 늦어진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 與 2020년 “위헌 소지” 반대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위한 국회법은 2012년 19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박수현 의원 등이 세종 국회분원 설치 내용을 담아 처음 발의했다. 하지만 국회 상임위에서 한 번도 논의되지 않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국회 완전 이전 공약을 검토했지만 ‘포퓰리즘 논란’과 당내 반대 등으로 실제 공약집에는 ‘분원 이전’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관련 공약을 담지 않았다.
20대 개원 이후 당시 이해찬 의원 등이 세종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3차례 법안소위에서 논의됐지만 “결론이 안 날 문제다”,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야기하자”며 평행선을 달리다가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회에서 세종시 완전 이전 논의가 다시 불붙은 것은 2020년 7월 당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길거리 국장, 카카오톡 과장을 줄이려면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고 밝히면서다.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국회 일부 이전은 찬성하면서도 전체 이전은 반대했다. 같은 해 11월 주호영 원내대표는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법 위헌 결정을 근거로 국민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국회를) 몽땅 옮기는 건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본회의장을 상임위와 분리하면 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편법”이라며 반대했다.
● 野 “당시 당 내부서도 의지 없었다”
민주당은 “세종시 국회 이전 공약의 원조”라고 주장하며 여당의 반대로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박성준 대변인은 “(국회) 세종시 이전과 관련된 내용은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얘기해왔고 행정수도 이전은 과거에도 민주당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먼저 제안한 것은 맞지만 추진 의지가 크지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김태년 원내대표 체제 당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에도 청와대와의 적극적 교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청와대도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고,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에 별로 공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민주당의 단골 공약 이슈였던 것은 맞지만 의지를 가지고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 오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세종시 국회 완전 이전’ 주장은 있었다. 장동혁 사무총장(충남 보령-서천)은 지난해 7월 국회운영위원회 소위에서 “(국회 완전 이전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완전 이전을 주장했다.
● 이전 비용 3조6000억 원+α
이전에 필요한 수조 원의 예산 등도 쟁점이다. 세종 의사당 추진단과 세종시가 추정한 건립예산 3조6100억 원은 일부 이전을 전제로 한 수치여서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비용 추산 당시보다 크게 오른 공사비도 반영돼야 한다.
세종의사당은 203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회 상임위 17개 중 12개만 이전하는 것을 전제로 해 전부 이전할 경우 공사기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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