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한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법정 제재 중에서도 수위가 높은 ‘관계자 징계’를 4일 의결했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2월 27일 방송 말미 기상캐스터가 당일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화면이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켜 선거방송심의규정 공정성 및 사실보도 조항 위반에 해당한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그간 민주당에 편향된 방송을 해온 MBC지만 이건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방위는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해당 방송분에 다수결로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선방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및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으로 구분된다. 법정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수 위원들이 해당 보도가 문제가 된다는 의견을 냈다. 권재홍 위원은 “당일 서울 시내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도 아니어서 뉴스 가치가 없는데 1을 부각했다”고 지적했다. 임정열 위원도 “순수한 날씨 정보였다면 1 옆에 ‘미세먼지 농도’라고 자막이나 단위를 표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환 위원도 “선거운동 기간 미디어가 전하는 내용은 유권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의견 진술에 참석한 박범수 MBC 뉴스룸 취재센터장은 “가벼운 날씨 보도에 대해 정치 프레임을 씌워 공격한 것을 선방위에서 정색하고 심의할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심의 자체가 언론 탄압의 요소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편파 보도는 매섭게 질책해야 하지만 이 날씨 보도가 그에 해당한다고 하는 건 국민 수준을 너무 낮게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재흔 위원도 “한 위원장도 지금은 자신의 발언(날씨 보도에 대한 비판)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문제가 자꾸 표면화되니 언론 탄압한다는 뉴스가 나온다”는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백선기 위원장은 “(MBC 측이)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었다 할지라도 민원이 제기됐다. 사후에라도 문제 됐으면 선방위는 심의를 해야 한다”며 “향후 뉴스 제작에 반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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