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시작]
경기남부 혼전 성남 분당갑
20년간 한번 빼고 보수후보 당선
정권심판론-지원론 팽팽히 맞서
“의정(醫政) 갈등도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해결할 수 있다.”(김주승 씨·65·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체감상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경기가 더 안 좋다. 시장에서 과일을 집었다가 도로 놓기를 몇 번씩 한다.”(이모 씨·44·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사전투표 시작을 하루 앞둔 4일 현역인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맞붙은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에서는 의료 공백과 고물가 등을 둘러싼 정권 심판론과 정부 지원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안 후보는 ‘의정 갈등 해결의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워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고물가 문제를 지적하며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고 있다.
서현동·백현동·이매동·야탑동·판교동 등이 자리한 분당갑은 성남시에서도 소득 수준이 높고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했다. 선거구가 생긴 2000년 16대 총선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고는 20년간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최근 여론의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달 31일∼4월 2일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45%로 이 후보(46%)와 오차범위 내에서 1%포인트 차이였다. 이달 1∼3일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51%)가 안 후보(38%)를 13%포인트 차로 앞섰다.
안 후보는 동아일보와 만나 “의사는 환자 옆으로 돌아오고, 정부는 협의체에서 증원을 논의하자는 의견을 적극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KAIST 인공지능연구원을 유치하기로 사실상 확정하는 등 지역을 위해 쉴 새 없이 달려 왔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최근 ‘박빙’에서 ‘박빙 우세’로 변화하고 있다”며 “정권 심판론이 거세지만 안 후보 개인기로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이 후보 지지율이 ‘박빙 열세’에서 ‘박빙 우세’로 돌아섰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이라며 “선거 당일 ‘샤이 보수’의 투표율 등을 고려해 지지층 결집을 끝까지 독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동아일보와 만나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주는 점수는 40점밖에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3선 국회의원의 경험을 토대로 행정과 정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민심도 의료 공백과 고물가 등 현안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30년간 야탑동에 거주한 60대 남성은 “의료 공백 문제도, 경제 정책도 잘 풀리려면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영업자 박모 씨(45)는 “이 상가 전체가 요즘 장사가 안 된다”며 “이제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물가를 잡겠다고 하는데, 이렇게 오를 때까지 뭐 했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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