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1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보다 높은 22대 총선 사전투표 열기에 각각 “우리에게 더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양당이 ‘동상이몽’ 격 해석을 내놓으며 막판 지지층 결집을 통한 표심 단속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홍석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부실장은 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전투표율과 관련해 “좋은 신호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존 보수층 일부에서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있었지만 당에서 강력하게 주장해서 수개표를 병행하며 신뢰성이 개선됐고, 사전투표에 참여하자는 결집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상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 2030 젊은층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고 했다.
특히 여당은 선거 막판까지 민주당 후보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문제와 막말 논란이 터져 나온 것도 여당에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지지층 불신을 우려해 사전투표 독려에 소극적이었던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 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사전투표 단계부터 대대적인 참여를 홍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위원장은 서울 구로 지지유세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에 대해 “우리가 뭉치고 있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은 그만큼 정권 심판론의 열기가 오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상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라며 “곳곳에서 ‘못 살겠다, 심판하자’는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이 먹혀들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이해찬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사전투표율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보면 선거를 가늠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압승했던)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사전투표율이 26% 정도였는데 그것보다 얼마나 나오는지를 잘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민주당 내에선 “높은 사전투표율의 열기가 막판 보수 진영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기색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사전투표율만으로는 전체 선거 판세의 유불리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일찌감치 지지 후보를 결정한 적극 지지층이 투표에 참여한다는 것”이라며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2030 투표율이 높아진다고 민주당에 반드시 유리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사전투표를 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정당 지지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며 “여야가 사전투표를 독려해 각 지지층이 투표장에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본투표에서 빠진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결국 여야 모두 본투표에서 얼마나 잘 벌충하느냐에 따라 승패의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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