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열자” 지난달 제안후 급물살
美와 갈등 커지자 韓日에 손 내밀어
한중일 정상회의가 다음 달 말 서울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중국 측이 조속한 정상회의 개최 의사를 지난달 우리 측에 먼저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한중일 정상회의가 개최되면 2019년 12월 이후 4년 반 만이다. 한중일은 4·10총선이 끝난 뒤 고위급 당국자 논의 등을 거쳐 구체적인 일정 및 의제 등을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복수의 정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측은 지난달 우리 당국에 조속히 한중일 정상회의를 갖자고 제안했다. 한일 당국은 대체로 3국 정상이 빨리 만나자는 데 긍정적인 입장이었던 만큼 중국 측 제안 후 정상회의 개최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중일 정상회의는 지난해 하반기쯤 개최되는 방향으로 추진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미온적 자세로 일관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당초 미중 갈등 격화로 한일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던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 등 미국과의 대화 기류가 이어지자 한일과의 만남에 소극적인 방향으로 태도가 바뀌었다고 한다.
이후 지난달 중국이 다시 한중일 정상회의 추진 의사를 내비친 건 결국 미국과의 갈등이 최근 다시 심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소식통은 “대만 문제나 수출 통제 등을 놓고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중국이 다시 한일 정상에게 손을 내민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6월 이후엔 한중일 정상들의 다자회담 등 일정이 많은 만큼 늦어도 그 전에 만나야 한다는 점에 3국 간 공감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면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서울에서 만난다. 일각에선 이번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정부 소식통은 “지금 상황에선 연내 방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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