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
이재명, 수도권 초박빙 31곳 공개
“백병전이다, 3표가 모자란다”
한동훈 “우리는 본투표서 승부”
국힘 “경합 60곳 선전땐 1당 가능”
4·10총선 본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8일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과반(151석 이상) 달성”, 국민의힘은 “단독 과반 저지” 목표를 강조하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총력전을 펼쳤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 중-성동을 지지 유세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과반을 지킬 수 있도록 전국에 투표를 독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병도 총선 전략본부장도 이날 “153석은 최대 기대치를 말한 건데, 그 목표를 위해서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투표율) 65%에서 75% 사이 나올 것을 예측한다. 65% 이상이 나오면 (민주당에) 아주 유의미한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서울 11곳과 경기 17곳, 인천 3곳 등 수도권 내 초박빙 지역 31곳을 공개한 뒤 “백병전이다. 3표가 모자란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들 지역구 다수에서 승리해야 단독 과반을 여유 있게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최종 투표율이 70%를 넘기면 4년 전 총선(지역구 163석)과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 광주를 시작으로 수도권 11개 접전지를 돌며 “우리는 본투표에서 승부를 본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민주당의 단독 과반 의석을 저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추격세가 가파른 만큼 개헌 저지선(100석)을 최저점으로 잡고 경합지 60여 곳에서 승부를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부에선 “경합지 다수에서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를 달성한다면 원내 1당도 도전해 볼 만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례의석을 포함해 최대 130석 플러스알파(+α)까지 내다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여야 대표는 9일 밤 12시까지 총선 핵심 승부처인 수도권 박빙지를 중심으로 총력전을 이어간다. 이날 “대한민국 전체가 하나의 선거구다. 투표하면 이긴다”고 호소한 이 대표는 9일 저녁 서울 용산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펼친 뒤 본인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유세를 마무리한다. 한 위원장은 “본투표 당일 (투표 시간) 12시간에 대한민국 미래가 달렸다”고 호소했다. 그는 9일 마지막 유세 지역을 서울 청계광장으로 정했다.
이재명, 동작을 8번째 방문… 한동훈, 수원벨트 3번째 찾아
李-韓, 마지막 이틀간 유세 총력전 李 “투표용지가 바로 옐로카드… 계속 반칙하면 레드카드 줘야” 인천 계양을서 마지막 유세 예정 韓 “범죄 연루자들 방어가 1순위… 이순신 12척처럼 12시간 중요” 서울 청계광장서 마지막 유세
“4월 10일 여러분이 받게 될 투표용지가 바로 옐로카드다. 옐로카드를 줬는데도 계속 반칙하면 언젠가는 레드카드를 줘야 할지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10총선을 이틀 남겨둔 8일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지금 더 이상 역주행, 퇴행이 불가능하도록 엄중하게 대한민국의 주권자가 경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동대문갑 지원 유세에서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했던 2022년 대선을 언급하며 “대통령 선거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결론이 바뀌어서 이 나라 운명이 바뀌었다”면서 “그 대선에서도 무려 23%가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총선 전 마지막 48시간 스퍼트 유세가 시작된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비롯해 서울 동작을과 영등포을 동대문갑 종로 중-성동을 서대문갑 양천갑, 인천 동-미추홀을 연수갑 등 서울과 인천 격전지를 훑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8차례 동작을 지원 유세에 나섰다. 서대문갑과 중-성동을, 동-미추홀을은 3번째, 영등포을과 연수갑은 두 번째 방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해당 지역들이 수도권 판세를 좌우하는 격전지라는 판단에 여러 번 반복적으로 찾은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동작을 유세에서 “국회를 절대 그들(정부·여당)의 손에 넘겨주면 안 된다. 국회가 마지막 보루다. 국회 과반을 지킬 수 있도록 꼭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증권가가 밀집한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영등포을 유세에선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전면 겨냥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 부인이 주가조작으로 수십억을 벌었다면 단속해야 하는데 증권·사법 당국이 특정인에 대해 수사조차 하지 않는다”고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8일 유세에 앞서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직격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최근 투표권자 선거인 실어나르기 불법 행위 현장이 포착됐다”며 “대한민국의 중립적인 선관위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여당이 이렇게 졸렬하게 선거에 임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던 것 같다”며 “정말 말하기도 좀 수치스러울 정도로 저열하게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총선 전날(9일) 자신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재판이 예정된 것에 대한 불만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동작을 유세 도중 “서부 경남은 제가 시간이 없어서 가보지도 못했는데, 내일은 재판을 안 가고 거기를 한 번 가볼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선대위 차원의 마지막 유세는 9일 오후 7시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있는 정권심판의 상징적인 곳에서 유세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다만 이 대표는 재판 종료 시점에 따라 참석 여부가 유동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재판 후 계양을에서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유세를 할 예정이다.
“범죄에 연루된 저 사람들은 국회로 가게 되면 자기방어가 1순위다. 그러니까 ‘일하는 척’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경기 지역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겨냥해 이같이 말하며 “200석을 갖고 대한민국 헌법을 바꿔 버릴 것이고 스스로 ‘셀프 사면’ 해버릴거다. 그제야 나서서 데모하며 막아내려고 1987년처럼 나올 것이냐”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경기 오산을 찾아선 “4월 10일 (투표시간) 12시간이 대한민국을 전진하게 할지 망하게 할지 정한다”며 “5년 10년, 50년 뒤에 나라 망하는 걸 못 막았다고 한탄하실거냐”고 했다. 그는 본투표일을 48시간 앞둔 이날 수도권 접전지로 꼽히는 경기 광주·이천·안성·오산·용인·수원·성남 분당, 인천 연수·계양, 경기 김포·고양 등 11곳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한 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2번 이상 찾은 곳들로 여당은 막판 역전이 가능한 경합지로 보고 있다. 수원·오산·용인 등은 이날로 3번째 찾았다.
경기 광주시 유세에선 민주당 이 대표를 정면으로 조준해 “저희는 일하는 척이 아니라 진짜 일하고 싶다. 소고기 먹고 삼겹살 먹은 척하지 않겠다”며 “검사인 척하지 않고 위급환자인 척해서 헬기 타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7일 유튜브 생중계에서 인천 계양구 거리인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일하는 척했네”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저녁 이 대표 소고기 논란이 벌어진 인천 계양구의 식당도 직접 방문해 계양을 원희룡 후보와 김치찜 등으로 저녁을 먹었다. 한 위원장은 식사 뒤 이 대표가 민주당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의 ‘이대생 성 상납 발언’ 논란과 관련해 ‘역사적 진실에 눈감지 말아야’란 글을 썼다가 지운 것을 언급하며 “김 후보의 여성관과 역사관에 동의하는 취지였다”며 “전 국민 상식과 성평등의식, 전 국민이 이뤄온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계양을 방문도 이번이 두 번째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 김 후보가 출마하는 경기 수원시도 이날로 3번째 찾았다. 한 위원장은 수원에서 “이재명과 조국에 아첨하는 사람 100%로 채워 놓은 그런 친위대 같은 200명”이라며 “다른 어떤 대화도 통하지 않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순신 장군께서 12척의 배로 나라를 구하셨다. 12시간 결코 짧은 시간 아니다”라며 투표도 독려했다. 국민의힘은 5석 모두 민주당에 내줬던 ‘수원벨트’를 김 후보의 막말 등을 연결고리로 반드시 탈환한다는 각오다.
한 위원장은 본투표일 전 마지막 날인 9일 서울 일대에서 유세를 한 뒤 청계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한다는 계획이다. 정양석 선대위 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의 상징이자 중심이기도 한 청계광장에서 서울 승리가 수도권 승리, 전국 승리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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