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을 하루 앞둔 9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투표율이 높을수록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보수층 결집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 차원의 투표율 목표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본투표율도 높을수록 유리하다고 보고 ‘고고익선(高高益善)’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36.93%)을 기록한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만큼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기대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반면 민주당은 “정권 심판을 원하는 국민 여론이 많은 상황”이라며 “당연히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최종 목표 투표율로 71.3%를 제시한 바 있지만 내부적으로 “70%를 넘기기 쉽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최종 투표율이 65%를 넘을 경우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만으로 단독 과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국민의힘 “투표율, 고고익선”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최종 투표율이 21대 총선(66.2%)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율을 합친 최종 투표율은 66% 선이 될 것”이라며 “그 이상 넘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이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고 보는 배경은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층이 여전히 사전투표보다는 본투표일에 투표를 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전투표 단계에서 이미 보수층 결집이 일어나며 나름대로 선방을 했다”며 “남은 관건은 통상 본투표일 투표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유권자들이 얼마나 투표장에 나와주느냐”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2030 부동층의 본투표 참여가 늘어나는 것도 여권에 불리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2030 유권자가 진보층에 마냥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표심으로 드러났다”며 “조국혁신당 돌풍 현상과 김준혁·양문석 등 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2030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30대 후반과 40대 투표율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선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한 수도권 지역 후보는 “30대 후반부터는 확실하게 국민의힘에 벽을 치는 것이 현장에서도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 민주당 “투표율 65%가 ‘매직넘버’”
민주당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최종 투표율이) 67∼70%에서 나오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투표율이 65%를 넘을 경우 민주당의 지역구 단독 과반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 이를 승리를 위한 ‘매직넘버’로 꼽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1968년생인 56세를 기점으로 그 이하 연령층에서 진보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 세대 주축들이 50대 후반 나이대로 접어들면서 연령대가 올라갔다는 것.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57세 이상 연령층은 전체 투표율과 관계 없이 투표비율이 높지만 56세 이하 세대는 그렇지 않다”며 “전체 투표율이 높을수록 이들이 투표장으로 많이 나온다는 뜻이고,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의 한 전략국 관계자는 “박빙 50개 지역구에서 30곳 정도는 막판 보수층 결집에 따른 ‘뒤집기’가 나올 수 있는 곳들”이라며 “끝까지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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