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이 서로를 향한 ‘심판론’을 앞세운 4·10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가 단 한 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과거 1961년과 1967년, 1971년 총선에서도 무소속 당선인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으나 당시에는 ‘정당추천제’를 채택, 무소속 입후보를 완전히 차단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번이 무소속 당선인이 없는 최초로 기록되게 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거대 양당 구도가 더 굳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당 체제에 반발해 다양한 제3지대 정당들이 탄생하기도 했으나, 이들 역시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하면서 거대 양당 체제의 견고함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다.
11일 오전 9시44분 개표율 99.87%를 기준으로 이번 총선에 무소속으로 등록한 총 58명의 후보 전원이 낙선했다.
무소속 최경환 후보(경북 경산)가 선거운동 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선 가능성을 키워왔지만,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와 밤새 접전을 벌인 끝에 결국 고배를 마셨다.
과거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예찬(부산 수영),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도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큰 표차로 패배했다.
무소속 출마자 ‘완패’ 배경에는 양당 구도를 넘어설 만한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애초 이번 총선 무소속 출마자는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여야 경쟁 구도가 뚜렷이 형성되면서 4년 전(116명)의 절반인 58명에 그쳤다.
지난 2020년까지 총 21차례 국회의원 선거를 통틀어 무소속 후보가 가장 많이 당선된 것은 제2대 총선으로 전체 204개 의석 가운데 무려 124석을 무소속이 가져갔다.
이후에는 무소속 당선인 수가 조금씩 줄어들었지만, 6∼8대 총선을 제외하고 무소속 당선인이 나오지 않은 경우는 이번 총선 말고는 없었다.
19대 총선에서 무소속 의원은 3명에 그쳤으나 20대 총선에서 다시 11명이 당선되며 선전했다. 안철수 당시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거대 양당 구도에 균열을 일으키기도 했다.
21대 때는 5명의 무소속 당선인이 나왔다. 당의 공천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중진 의원들이 ‘인물 경쟁력’을 앞세워 자신의 기존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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