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11일 “25년간 숙명으로 여기며 받들어온 진보 정치의 소임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정계 은퇴를 시사했다. 4·10 총선에서 경기 고양갑에 출마한 심 의원은 5선 도전에 실패했고, 정의당은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하면서 원외 정당으로 밀려났다.
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랫동안 진보정당의 중심에 서왔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이어 “그동안 척박한 제3의 길에 동행해 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국민께 통절한 마음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작은 정당 소속 저 심상정에게 세 번 일할 기회를 주신 덕양 주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지역구 의원으로서 일하는 내내 행복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을 언급할 때는 눈물을 보였다. 그는 “수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오늘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며 “감사하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보정당 25년은 참으로 쉽지 않았다”며 “하루하루 벅차지 않은 날이 없었고 한걸음 한걸음이 수월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심 의원은 “온 몸으로 진보정치의 길을 감당해온 것에 후회는 없다”면서 “진보정당이 지속가능한 길을 개척하지 못한 것이 큰 회한으로 남는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은 단 한 개의 의석도 얻어내지 못했다. 비례대표 역시 최소 득표율 3%를 넘기지 못해 0석으로 마무리했다. 4년 전인 2020년 21대 총선에서 지역구 1석과 비례대표 5석을 얻어 ‘원내 3당’ 자리를 지켜온 것과 비교되는 처참한 성적표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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