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입성을 놓고 박빙 승부를 펼쳤던 여야 후보들이 선거가 끝나고 상대 후부에게 축하와 격려를 전하며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주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예상치 못한 손님이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지역구 사무실로 오셨다”고 밝혔다. 손님은 이번 총선 기간 서울 구로을에서 경쟁했던 태영호 국민의힘 후보였다.
윤 당선자는 “출근길 주민 인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와 전화기를 들어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다”면서 “다른 무엇보다 우선, 태 후보님께 위로 전화를 해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이어 “한차례 엇갈린 뒤 연결된 통화 끝에 태 후보님이 선뜻 저희 사무실로 오시겠다고 하셨다”며 “제가 가는 게 도리인 것 같아서 제가 먼저 가겠다 했지만, 한사코 태 후보님이 ‘지금 가겠다’면서 찾아오셨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당선자는 “서로 여야가 싸우고 충돌하더라도 지역 현안은 힘을 합치는 게 맞다”며 “중앙 정치에서의 건강한 대립과 논쟁은 정치를 발전시키나 지역 현안은 여야 입장이 따로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곧 저도 작은 선물을 들고 ‘손님’으로, 지역 현안을 위해 협력할 동료로 후보님께 찾아가 뵙겠다”고 예고했다.
같은 날 경기 분당을에서 3064표 차로 김은혜 국민의힘 당선자에게 석패한 김병욱 민주당 후보는 “제 능력의 부족”이라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평범한 시민으로서 이바지하도록 하겠다”면서 “김은혜 후보의 당선을 축하드린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후보 역시 서울 서초을에서 경쟁한 신동욱 국민의힘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좋은 정치인으로 성장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내리 3선한 자신의 지역구인 중구 성동갑을 전현희 민주당 당선자에게 내주고 민주당 험지인 서초을에서 4선에 도전했지만, 보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전 지역구에서 고군분투했던 국민의힘 후보들의 민주당 당선자들을 향한 응원 메시지도 쏟아졌다.
대전 동구에서 재선에 도전한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는 “동구민의 무거운 선택을 받게 되신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후보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동구의 성공과 구민의 행복을 위해 더 뜨겁게 일해주시길 기대한다”며 “저 또한 대전을 신나게 동구를 힘나게 하는 일에 계속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유성갑에서 조승래 민주당 당선자에게 패한 윤소식 국민의힘 후보도 “최선을 다했지만 많이 부족했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조승래 후보의 당선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갑의 조수연 국민의힘 후보 또한 “도와주신 고마움을 평생 잊지 않겠다”면서 “장종태 후보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서구을의 양홍규 국민의힘 후보 역시 “당선되신 박범계 의원님께도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민생과 국익을 지키는 큰 정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산 수영 지역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가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돼 무소속으로 총선을 완주한 장예찬 후보 역시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님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수영구를 잘 이끌어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와 같은 여야 후보들 모습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멋진 패배다. 항상 응원하겠다”, “품격 있는 정치다”,“ 두 분 모두 멋지다”, “더 큰 정치인 될거다” 등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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