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4·10총선에서 최악의 참패를 한 지 5일째인 14일에도 당 수습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까지 패인 분석이나 당 수습 방안을 위한 정식 회의조차 한 번도 하지 못한 채 지도부 공백 상태가 이어졌다. 15일 4선 이상 당선인 중진 간담회, 16일 당선인 총회를 열어 수습책을 논의한다는 계획이지만 비윤(비윤석열)계 중진을 중심으로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정관계를 이끌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등에서는 “조기 전대로 당권 경쟁을 할 때가 아니다”는 반박이 나왔다.
15일 중진 간담회에선 조기 전대 여부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가 6월 말로 전당대회 예상 시점은 6월 말, 7월 초 또는 늦어도 9월 정기국회 시작 전으로 예상됐었다.
비윤계인 안철수 당선인은 통화에서 “비대위가 연속된다는 건 정상적인 과정이 아니다”며 “준비되는대로 전당대회를 거쳐 제대로 된 지도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도 성향의 4선 당선인도 “빠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하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빠른 전대로 용산과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중진 당선인은 “용산 책임론이 강한 상황에서 조기 전대를 치러야 용산의 입김이 덜한 사람이 지도부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그래도 집권 3년 차인데, 하반기에 전당대회를 치르면 용산이 원하는 인사가 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대를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친윤 핵심 당선인은 통화에서 “절차대로 해야 한다. 몇 달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김재섭 당선인 등 30대 대표론에 대해서도 “정치경험 없는 한 전 위원장이 하는 것을 보고도 그러느냐”고 반문했다. 영남지역의 한 4선 당선인도 “조기 전당대회는 당권 경쟁을 의미하는데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당선인 총회를 먼저 열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순서가 틀렸다”며 “중진을 먼저 모은다는 건 중진 간담회에서 결정하고 당선인 총회 분위기를 끌고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당직자와 보좌진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여러분의 헌신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마지막까지 나라와 당을 지킨 힘이었다. 제가 부족했다”며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아내 고치자, 국민의 사랑을 더 받을 길을 찾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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