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의원들이 4·10 총선 이후 열린 첫 재판에서 일제히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5일 정당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무소속 이성만 의원과 민주당 허종식 의원, 임종성 전 의원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해 8월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들에게 돈봉투를 건넨 혐의로 추가 기소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도 함께 법정에 섰다.
이 의원은 2021년 3월경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경선캠프 선거운동 관계자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부외 선거자금 1100만 원을 제공하고, 같은 해 4월 송 대표 지지모임에서 윤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이 든 돈봉투 1개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허 의원과 임 전 의원도 같은 모임에서 300만 원이 든 돈봉투 1개씩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의원의 변호인은 “윤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1000만 원과 100만 원을 각각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나 단순 전달자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허 의원과 임 전 의원 측 역시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 측도 “사실관계를 부인한다. 돈봉투 살포 혐의는 2심이 진행 중인 돈봉투 수수 사건과 같은 사건”이라며 “검찰이 이중 기소를 했으므로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돈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대표는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진행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재판에 참석했다. 보석 기각에 항의하며 두 차례 공판에 불출석하고 단식까지 선언했던 송 대표는 이날 재판 시작에 앞서 재판부에 단식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중 4000만 원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지역 소각처리시설 증설 인허가 민원을 해결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수수한 뇌물로 보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책과장으로 근무했던 임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임 씨는 “2021년 7∼9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폐기물 소각시설 증설을 위한 개발계획 변경 작업과 관련해 당시 민주당 국토교통수석전문위원이던 김모 씨와 10여 차례 통화했다”며 “김 씨는 민원성 전화를 걸어 진행 상황을 묻고 ‘잘 검토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이 기간 송 대표가 국토부 전관 출신 김 씨를 통해 박 전 회장의 민원 해결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4000만 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폐기물 처리업체가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소각장 증설사업을 추진했으나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2021년 8월경 당시 민주당 대표이던 송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송 대표의 소개로 박 전 회장을 만난 김 씨가 국토부 담당자들에게 ‘잘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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