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선 김재섭-김용태 “당 지도부,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돼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8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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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및 참석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성교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특임교수,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포천시가평군 당선인, 윤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2024.4.18 뉴스1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및 참석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성교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특임교수,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포천시가평군 당선인, 윤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2024.4.18 뉴스1
“21대 총선 결과보다 낫다는 정신승리를 해선 안 된다. 궤멸적 패배를 당했음에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은 희망 회로, 거의 신의 영역에 가깝다.”(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37)

“국정운영 방향은 대체로 맞았지만 운영 방식이 거칠었다. 보수 재건의 길은 야당과 대화하고 권위주의를 버리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34)

22대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당선된 30대 청년 초선인 김재섭, 김용태 당선인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대통령실과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든 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122석 중 19석만 건진 참패에도 여전히 영남 중심의 당 주류 세력이 ‘수도권 폭망’ 상황을 외면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다음 선거에 이긴다는 믿음은 신앙”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선인. 2024.04.11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날 세미나에선 수도권 정당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야당 텃밭에서 당선된 김재섭 당선인은 “당 구성이 영남 편중돼 있다”며 “수도권 민심을 잡으려면 지도부만큼은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당선인은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년, 중도와 대연합을 해야 한다. 보수만의 단독 집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당선인은 “냉철한 복기를 하는 것이 먼저 돼야 한다”며 참패 이후에 나온 ‘희망론’을 꼬집었다. 친윤계인 박수영 당선인이 15일 “참패는 했지만 4년 전보다 의석은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로 줄었다. 3%만 가져오면 대선에 이긴다”고 밝힌 것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포천-가평 당선인. 2024.04.14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윤 대통령이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당 최연소인 김용태 당선인은 “권력자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까지 법의 잣대를 평등하게 적용하는 일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라는 믿음을 국민께 준다면, 지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나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같은 범죄 피의자들은 그림자처럼 그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법의 정의를 스스로 살려내지 못한다면 계속 정부여당을 조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5선에 성공한 윤상현 당선인(인천 동-미추홀을)이 주최했다. 윤 당선인은 “위기인 줄 모르는 것이 당의 위기”라며 “192석을 야권에 갖다 바친 것 아니냐, 그러고도 이렇게 한가해 보일 수 있냐”고 꼬집었다. 그는 “구조적인 원인은 영남 중심당이라는 한계”라며 “공천받으면 당선되는 상황에서는 공천에 목매고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 아무 쓴소리를 못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8월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해왔다.

15일 4선이상 중진 당선인 간담회, 16일 당선인 총회, 17일 초선 당선인·당 상임고문 간담회 등 잇달아 모임을 열어 패배 수습 방언을 청취했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세미나에는 불참했다. 당내에선 “정작 쓴소리가 나올 자리를 패배 책임이 있는 지도부가 찾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내 소장파 후보 9명 ‘첫목회’ 결성

수도권과 호남 등 여당 험지에 출마했던 소장파 당선인과 낙선 후보 9명이 모여 당 체질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는 ‘첫목회(매월 첫 번째 목요일에 모인다)’도 결성했다. 김재섭 당선인을 비롯해 박상수 후보(인천 서구갑)와 박은식(광주 동남을), 이승환(중랑을) 등 9명이다.

박은식 후보는 “총선에서 용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후보만 당선된 것만 봐도 정권심판론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며 “용산과 영남 중심 지도부에 전해지지 못했던 민심을 전달하고 당 정책에도 반영해보자는 취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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