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 위원은 18일 더불어민주당이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5개 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단독 처리한 직후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여당 소속 농해수위 위원들은 전체회의장을 찾아 항의하지 않았다. 그 대신 “국회법을 무시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라는 입장문만 냈다. 여당 관계자는 “총선 참패 뒤 지도부 공백 상태에 야당 상대로 협상도 대응도 제대로 못 하는 무기력한 정치력을 노출했다”며 “농해수위 위원 7명 중 3명만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것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본회의 법안 상정을 막을 뾰족한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일단 민주당이 추진하는 5월 본회의 개최를 무산시키기 위해 야당의 본회의 개최 요구에 합의해주지 않고 김진표 국회의장에게는 ‘직권으로 본회의를 개최하면 안 된다’고 압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회의장에게 여야 이견이 있는 법안을 야당 폭주로 처리되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걸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처리한 법안을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최악의 총선 참패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부담을 떠안고 갈 수밖에 없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본회의가 열려 법안이 처리되면 또다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여당 당선인은 “윤 대통령이 1호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법과 똑같은 내용인데 받아들이긴 어렵다”며 “민주당이 매번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으니 거부권을 행사해도 정부 여당에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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