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한 데 대해 대통령실은 “올해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자국 내 이민 문제와 연결된 아프리카·지중해 이슈 위주로 대상국들을 선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이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의장국인 이탈리아 정부에 “정상회의에 초청받을 경우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초청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대중(對中) 관계를 희생시키면서까지 미일을 비롯한 서방국과의 연대를 강화해 왔음에도 이런 결과라니 참담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이탈리아가 한국을 초청하면 참석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이탈리아가 막판까지 고심했으나 결국 초청국을 너무 많이 늘릴 수 없으니 양해해 달라는 입장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G7 국가 사이에서 ‘한국을 초청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였다”며 “이탈리아도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20일 “유럽국이 의장인 경우, 유럽 정세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국가들을 중점 초청해 온 경향이 있다”며 “ 2011년 프랑스, 2015년 독일, 2017년 이탈리아의 경우 모든 초청국을 아프리카 국가로만 구성했다”는 자료를 냈다. 정부는 이달 초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는 등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초청 의사를 타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2020년 이후 G7 정상회의에 3차례 초청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의장국인 일본의 초청을 받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0년(의장국 미국)과 2021년(의장국 영국) 정상회의에 초청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글로벌 중추국가’의 기치를 내걸고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G7 플러스 외교’가 무색해진 것”이라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를 논의할 중요한 자리에서 사실상 배제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은 문재인 정부 당시 국립외교원장을 지냈던 김준형 당선인 명의 논평을 통해 “‘눈 떠보니 후진국’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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