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임기가 한달 여 남은 가운데 여야가 윤리특별위원회 개최를 뒷전으로 미루면서 국회의원 징계안 52건도 폐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가상자산(코인) 논란’ 속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가 더불어민주연합을 거쳐 복당 수순을 밟고 있는 김남국 의원도 결국 징계 없이 국회의원 임기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국회의원 징계안은 총 53건으로, 이 중 본회의를 통과한 건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1건뿐이다. 나머지 52건은 윤리특위에 계류돼 있는데 여야 모두 윤리특위 소집을 논의하고 있지 않아 남은 임기 동안 회의가 열리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 중 47건은 윤리특위에서 단 한 번도 다뤄지지조차 않았다.
21대 국회 4년 동안 윤리특위 전체회의가 열린 건 단 9차례뿐이었다. 외부 전문가들이 모인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징계 최고 수위인 제명 의견을 낸 의원 3명에 대한 징계안도 논의가 멈춰 있는 상태다. 김남국 의원을 비롯해 피감기관 가족회사 수주 논란에 휩싸인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과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의혹이 불거진 무소속 윤미향 의원 등도 징계 없이 국회의원 임기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윤리특위의 유명무실화로 국회의원 징계안이 자동 폐기되는 행태는 반복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윤리특위 전체회의는 총 9차례 열렸지만, 제출된 47건의 징계안 중 42건이 임기 만료로 일괄 폐기됐다. 3건은 철회됐고, 2건은 징계요구시한(사유 발생 및 인지 10일 이내)이 지나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본회의를 통과한 건 1건도 없었던 셈이다. 19대 국회 때는 19번의 윤리특위가 열렸지만 39건 중 결국 33건이 폐기됐고, 6건은 철회됐다. 성폭행 혐의를 받던 새누리당 출신 심학봉 전 의원의 징계안이 윤리특위를 통과했으나, 본회의 의결 전 심 전 의원이 사퇴하며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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