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 한국대사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돼도 한미 동맹 발전의 큰 방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25일 강조했다. 한미동맹의 현주소에 대해선 “고위급 교류를 비롯해 핵협의그룹(NCG), 경제과학기술 협력 등 단순히 ‘협력 강화’라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도화돼있다”고 말했다. 또 “전체 흐름을 봤을 때 미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동맹 발전의 방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 “한미동맹,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 조 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 이후 한미관계에 대해 여러 예상들이 있는데, 분명한 것은 한미동맹 수준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지난해 4월 주미 대사 부임 후 미 상하원 의원과 싱크탱크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면서 “정치 성향을 불문하고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공감대가 한결 같았다”고 전했다.
조 대사는 또 지난해 4월 한미 정상회담 합의로 출범한 ‘핵협의그룹(NCG)’을 주요 성과로 꼽으면서 “비핵 국가가 미국과 양자 차원에서 핵 전략을 협의하고 논의하는 유일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선 “한미가 긴밀히 논의한 결과 우리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큰 미 대선 결과에 대해선 조 대사는 “현재로서 향방은 전혀 알 수 없다”며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중도층 표심, 제3후보의 변수 등이 종합적으로 대선의 향배를 가르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고위 당국자 “美 대선, 50대 50 상황…신중 접근해야”
이날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두고 “50대 50인 상황”이라며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현지에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을 만나더라도 “가능한 드러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또 “현재 집권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보면 (일부 국가에서) 트럼프 집권에 대비해 정부 차원의 팀을 만들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이에 대한 미국 고위 인사들의 반응은 당연히 긍정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한미 간에 협상이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 특별 협정(SMA)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고위 당국자는 “여러 가정을 전제로 이야기하기는 힘들다”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만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측 인사들도 한미 동맹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최근 2026년부터 적용되는 SMA 협상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시 한미가 이번에 합의할 협정의 기본 틀이 허물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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