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찐윤’(진짜 친윤) 이철규 의원이 25일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등 당 운영과 현안 관련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로 하마평에 오르는 상황에서 여권에선 “두 사람의 회동이 친윤 진영이 주장하는 ‘답정이’(답은 정해져 있다, 원내대표는 이철규) 기류에 무게를 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윤 원내대표와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약 50분간 비공개 대화를 나누며 차기 비대위원장에 적합한 인물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의원은 “사무총장을 했던 경험 때문에 (윤 원내대표가) 의견을 물어봐서 답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풀이했다. 비대위원장은 이르면 29일 3차 당선인 총회 때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낸 이 의원은 이날 오전에는 당 영입 인사 중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한 20여 명과 조찬을 함께했다. 한 참석자는 “이 의원이 당에서 계속 정채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말을 했다”며 “일부 참석자가 ‘용산 대통령실 때문에 졌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 아쉬웠다’는 취지로 말하자 이 의원은 답변 없이 듣기만 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실 몇 곳에 보좌진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관계자는 “이 의원이 비례대표 의원실에 보좌진 자리를 한두 개 비워 놔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의원의 입김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보좌진을 꾸릴 때 기왕이면 낙선했거나 불출마한 의원실에 있던 보좌진들 이력서도 봐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른바 ‘나-이 연대’(나경원 당 대표, 이철규 원내대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두 사람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나 당선인은 ‘나-이 연대’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건 아닌데”라며 “그저 제가 웃겠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말도 안 된다”라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부터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을 시작한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인 박찬대 의원이 단독 입후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 의원은 21일 “이재명 대표와의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국회·민생국회를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서영교 최고위원 및 김민석·김병기·김성환 의원 등이 잇달아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명계가 ‘박찬대 단독 추대’로 교통정리를 마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던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내대표 선거에 박 의원 한 명만 후보로 나오면 민주당 의원들의 찬반 투표로 당선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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