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6일 5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고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을 향해 다음 달 2일과 28일 두 차례 국회 본회의를 열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 본회의 개최 시도는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라고 반발했다. ‘본회의 개의’ 열쇠를 쥔 김 의장 측은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어서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의안과를 찾아 4월 30일부터 5월 29일까지 임시국회를 소집해 달라는 내용의 요구서를 제출했다. 박 원내수석은 “다음 달 본회의를 열어 이태원 특별법을 재표결하고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과 채 상병 특검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라 임시국회는 재적 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된다. 다만 임시국회 기간 내 본회의를 개의할 권한은 국회의장에게 있다.
민주당은 “임시회가 소집됐는데도 의장이 본회의를 열지 않으면 국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김 의장을 압박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법 76조의 2, 1항엔 본회의를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열게 돼 있다”며 “이를 어길 시 국회의장을 포함해 교섭단체 대표 등 국회의원 모두가 국회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5월 2일 본회의와 의원총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에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밀린 법안 처리가 필요하다”면서도 “관례상 여야가 합의해 본회의를 열어 왔다. 끝까지 여당을 설득해 볼 것”이라고 했다. 의장실 내에선 민주당이 “국회법 위반”을 언급하며 김 의장을 압박한 것에 대해 불쾌해하는 기류도 읽힌다.
국민의힘은 “선거 승리에 도취해 22대 국회도 독주하겠다는 예고편을 보는 것 같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브리핑을 열고 “여야 원내수석 간 본회의 의사일정 관련 협의는 단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고 김 의장 역시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상태”라며 “국회 여야 협치를 파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특검은 수사기관의 수사가 끝나고 수사가 미흡하거나 공정하지 못했다는 국민적 평가가 나오면 하는 것”이라며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반대 입장도 거듭 밝혔다. 22일 열린 여당 당선인 총회에서도 친윤(친윤석열)계인 유상범 의원이 당 지도부의 요청으로 채 상병 특검법의 문제점을 설명하며 ‘불가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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