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지원금, 재정상황 우려…진지하게 생각해주길"
"2일 본회의…민생법안 끼워넣고 정쟁법안 처리 안 돼"
국민의힘은 30일 전날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번째 회담에 대해 “협치로 나아갈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여당이 대통령실과 야당 소통에 가교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물밑에서 조율이 이뤄졌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2시간 넘게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은 21대 국회 내내 평행선만 달리던 여야가 협치로 나아갈 계기를 마련했던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민생회복지원금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약한 정책인 만큼 거듭해서 주장하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개개인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재정을 투입하는 비효율성, 민생 어려움의 원인인 고물가, 고금리를 심화시키는 부작용, 급증한 국가채무에 13조의 채무를 더 얹어야 하는 재정 상황 등 정책 전문가들과 국민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단순히 정치적 이유로 정책을 추진하는 건 정부로선 무책임한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며 “정부와 여당이 충분히 숙고 끝에 야당 주장에 답변한 만큼 야당에서도 부정적 반응만 보일 게 아니라 그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영수회담은 협치라는 어려운 여정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여야정 간 소통이 활발해져 여러 정책의 이견이 민생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혜롭게 조율되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도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며 “어제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담은 2시간을 넘긴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는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야당의 말씀을 충분히 경청한 만큼 오늘부터는 국회의 절대 권력인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목소리를 귀기울이고 소통하며 협치하기를 기대한다”며 “그것이 어제 회담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지 않는 첫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을 앞세워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을 일방 처리했다. 하나같이 정치갈등을 유발하는 정쟁용 법안들”이라며 “입법폭주와 대결정치가 민생을 발목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영수회담에서 여당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패싱’ 당했다는 주장에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실무협상 단계에서 협상 상황을 공유했고 어제 협상 결과도 충분히 전달받았다”며 “모처럼 여야 협치를 위해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났는데 제가 만약에 나도 참여해야 한다고 처음부터 주장하는 상황이라면 회담이 성사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선거 끝나고 모처럼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가 그간 만남을 수차례 제안했기 때문에 직접 전화해서 만남 이뤄진 건데 그 상황에서 여당대표가 왜 우린 참여 안하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국민들 입장에서 맞는 것인지 생각했다. (패싱이라는) 표현하고 지적하는 데 대해서 동의가 어려운 부분 있다”고 말했다.
전날 비공개 회담 때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 등과 관련한 대화가 오가지 않는 데 대해서는 “모두발언에서 한 얘기들을 야당에서 비공개 때 다시 얘기하지 않았다. 만약에 비공개 때 그 문제를 질문하거나 논의를 야당에서 제기했다면 답변했을 것”이라고 봤다.
오는 2일 민주당이 주장하는 본회의 개최에는 “고준위방폐장법 등을 비롯해서 민생법안 처리하자는 데에 동의한다. 그러나 정쟁 법안을 처리하는 게 주가 되고, 거기에 마지못해 민생 법안 한두 개 처리를, 본회의 열기 위한 수단으로 끼워넣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이날 임기 중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3일 22대 국회를 이끌 첫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뚜렷하게 나서는 후보가 없어 선거가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