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압박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범인이 아닐테니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고,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데 대해 “총선 이후에도 정신 못 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을 왜 거부하나. 죄 지었으니까 거부한 것이다’라는 말을 한 장본인이 윤 대통령”이라며 “떳떳하면 특검 받으시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전날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이 거부권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며 “아직도 국민 무서운 줄 모르나”라고 했다. 이어 “채 상병 수사 외압 실체가 드러나면 정권이 혼란에 빠질까 걱정하는 것 아닌가”라고도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발언 도중 영상 한 편을 틀었다. 2021년 12월 대선 후보 시절의 윤 대통령은 “떳떳하면 사정기관 통해서 권력자도 조사받고 측근도 조사받고 하는 것”이라며 “특검을 왜 거부하나. 죄 졌으니까 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겨냥해 대장동 특검 수용을 압박한 모습이다. 영상을 본 이 대표는 자리에서 크게 웃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범인이 아닐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저번 대선 경선 과정부터 지금까지 수년간 대통령 후보부터 여당이 끊임없이 되뇌어 왔던 것 아니냐”며 “범인이 아닐테니까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채 상병 특검법’은 전날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진석 실장은 특검법이 처리된 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일방 강행 처리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방 처리된 특검법이 한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로 남을 것이란 우려가 큰 만큼 대통령실은 향후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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