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국회 ‘전국민 25만원’ 1호발의
당론 따르라는 李대표 말에 동의”
입법독주-거부권 되풀이 우려
나경원 “여의도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을 22대 국회에서 “필요하다면 전체를 패키지로 내겠다”고 6일 밝혔다.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총선 과정에서 공약한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이 대표와의 회동 때 보편적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안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했던 법안들을 일제히 다시 발의하겠다는 것.
이에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들 사이에선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2대 국회에서도 거야(巨野)의 입법 강행과 그에 맞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되풀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당내 “조국 황운하 수사 등도 특검 대상”
박 원내대표는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9개가 있었다”며 “(이 중)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2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 외에) 재발의됐는데 아직 처리되지 못한 2개 법안과 나머지 6개 법안까지 21대에 다 처리되지 않는다면 우선순위를 정하든가 필요하다면 전체를 패키지로 해서 법안으로 내야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김건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9개다. 이 중 여야 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제외한 다른 법안들을 22대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야당 단독으로 2일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역시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주장하는 ‘검찰청 술자리 회유 의혹’과 관련해서도 22대 국회에서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들은 7일 경기 수원구치소를 찾아가 이 전 부지사를 접견할 예정이다. 대책단 내에서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딸 조민 씨 입시 비리 수사에 검찰 조작이 있었는지와, 황운하 원내대표가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도 특검 대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보고는 받지 못했다”면서도 “(특검 전선 확대) 주장을 상당히 존중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민주당이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필요시엔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맡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2대 원내대표단은 신속하게 움직이는 기동대처럼 움직이겠다”고 예고했다. 이 대표가 최근 당선인 총회에서 “당론을 무산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사실상의 ‘당론 반대 금지령’을 내려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말에 동의한다”고 힘을 실었다. ● 與 “여의도 대통령 따로 있는 정국”
박 원내대표가 ‘거부권 법안’ 8개를 패키지로 발의할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22대 국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입법 독재를 자행하겠다는 태세”라고 반발했다. 원내대표 후보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송석준 의원(3선·경기 이천)은 통화에서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이면 당연히 거부해야 한다”며 “거부권 행사가 필요 없는 정도로 법안 내용을 수정해 온다면 다시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박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지나치게 강하면 부러진다”며 “강한 게 꼭 잘하는 거고 이기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종배 의원(4선·충북 충주)은 통화에서 “상대방의 자세나 의견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며 “일단 대화로 풀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푸는 게 여야 협상의 기본 전략”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의원(3선·대구 달성)은 본보의 관련 질문에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용산 대통령 따로 있고 여의도 대통령(이 대표) 따로 있는 정국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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