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KF-21 분담금 삭감’ 사실상 수용…정부-KAI가 부족분 충당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8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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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방위사업청 제공
정부가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의 개발 분담금을 1조6000원에서 6000억원으로 깎는 대신 기술 이전도 그만큼만 받겠다는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사실상 수용하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8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말 인니 측은 2034년까지 매년 약 1000억원씩 분담금을 내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당초 합의대로 개발 완료되는 2026년까지 납부기간을 준수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후 양측이 2026년까지 납부 가능한 최대 금액을 두고 협의한 결과 6000억 원으로 결론났다는 것. 방사청은 이달말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인니 제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 관계자는 “인니로의 (기술) 이전가치 규모도 조정하는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인니는 2016년 KF-21 공동개발 계약 당시 전체 개발비(약 8조8000억 원)의 20%인 1조7000억원을 2026년 6월까지 부담하고, 시제기 1대와 관련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분담금이 3분의 1로 깎이면 시제기는 제공하기 힘들고, 기술이전이 약식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인니는 그동안 경제 사정 등을 이유로 분담금 납부를 계속 미뤄왔다. 그간 인니가 납부한 금액은 3000억 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지난달 분담금 조정을 요구하면서 1000억 원을 추가 납부했다. 개발 분담금이 6000억 원으로 줄면서 인니는 2026년까지 2000억원만 더 내면 된다.

방사청은 “KF-21 개발 과정에서 비용이 절감돼 인니의 분담금을 깎아줘도 우리가 추가 부담할 비용은 1조원이 아닌 5000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추가 비용은) 정부 예산과 우리 측 업체(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월에는 KAI에 파견된 인니 기술진의 KF-21 기술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그런 만큼 인니가 KF-21 기술을 이미 대거 빼낸 뒤 분담금을 안 내고 ‘먹튀’하려는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내 방위산업 발전과 방산수출 확대 등 K-방산의 질주에 찬물을 끼얹을수 있는 ‘방산 리스크’가 현실화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방사청은 “분담금 조정 협상은 6년 전부터 인니의 요청으로 지속돼왔던 것”이라며 “기술유출 의혹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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