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취임 2주년 회견]
22대 개원 즉시 특검법 등 처리예고
일부선 탄핵 암시 강경 발언도
與내부서도 “하나마나한 소리” 비판
더불어민주당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국어 시험을 보는데 영어 문제에 답하는 것 아닌가. 동문서답”이라며 “시험장에 들어갔다가 그냥 쫓겨나야 할 판”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192석의 범야권 공조를 토대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등 속도전을 예고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암시하는 강경 발언도 나왔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언제까지 고집불통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이 절망해야 하냐”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과 국민이 처한 상황을 얼마나 무사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지난 2년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점수가 낙제점이라고 했는데 60점도 아깝다. 0점”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금 탄핵 직전까지 왔다고 보냐’는 질문에 “점점 국민 분노가 임계치까지 끓어오를 것”이라며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야 4당을 합쳐 170석밖에 안 됐지만 실제로 탄핵 의견을 물었을 땐 234표나 찬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박 대통령 탄핵 당시 지지율보다 낮다”고도 했다.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한 22대 국회에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이재명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민심을 수용하고 변화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며 22대 국회 개원 후 6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해 채 상병 특검법도 즉각 재발의한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을 재발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여기에 (김 여사 일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명품백 관련 부분도 포함시킬지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처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가 총선 과정에서 공약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역시 국회 입법만으로 자동으로 집행력을 갖는 ‘처분적 법률’을 활용해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국민께서 궁금해할 모든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비윤(비윤석열)계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에게는 총선 참패 이전이나 이후나 똑같은 세상인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의원은 “하나 마나 한 소리로 100분을 채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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