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32일 만에 구성된 국민의힘 지도부가 또 친윤(친윤석열) 및 검사 등 법조인들로 채워졌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지명직 비대위원으로 재선에 성공한 친윤 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의원과 서울 강동갑에서 낙선한 친윤 전주혜 의원, 4·10총선 여당 최연소 당선인인 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을 지명했다. 정책위의장에는 3선에 성공한 검사 출신 친윤 핵심인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고성)이 내정됐다.
황우여 비대위는 당연직인 친윤 추경호 원내대표와 정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7인 체제로 출범한다. 7명 중 황 위원장과 김 당선인을 제외한 5명이 친윤 인사다. 황 위원장과 전 의원이 판사 출신, 정 정책위의장과 유 의원이 각각 공안부와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7명 중 4명이 법조인 출신이다. 당내에선 “친윤 지도부, 법조인 지도부로 당 쇄신이 가능하겠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황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새 지도부는 13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상견례를 위한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국회에서 “민생 안정을 위해 일하는 비대위를 구성하고자 했다”며 “수도권, 충청, 강원 등 국민의힘이 귀를 기울여야 할 지역 출신으로 인사들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신임 사무총장에는 3선의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 원내수석부대표에는 배준영 의원(재선·인천 중-강화-옹진)이 내정됐다.
김 당선인을 제외한 비대위원 3명은 지난해 3월 나경원 당선인의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 사태’에 참여했다. 법조인 출신 지도부는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당 관계자는 “‘도로 영남당’, ‘TK(대구경북) 자민련’ 비판을 의식해 지역 안배만 했다”고 지적했다.
황우여 비대위는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점까지 활동한다. 전당대회 일정과 경선 규칙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수도권 인사와 당권 주자들은 현행 당원 투표 100%의 당 대표 선출 방식 개정을 요구하고 있고 친윤계와 영남권에서 이를 반대하는 상황이다.
당내에선 “당정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데, 용산 대통령실에서 하라면 하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총선 결과에서 드러난 민심을 반영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혁신형 인선이었는데 비윤(비윤석열) 색깔이 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수도권 험지에 출마한 인사나 정치 신인들이 없다는 점에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한 재선 의원도 “친윤을 넘어 ‘프로 친윤’, ‘찐윤’들로 구성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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