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발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2시간이 넘는 고강도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임 전 사단장은 14일 오전 7시 25분쯤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1기동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저는 고(故) 채 상병 부모님께 예전에 약속한 대로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경찰 조사에 거짓됨 없이 진실하고 성실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에게 ‘최초에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이후에 입장을 바꾼 이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부인 여부’ 등 취재진의 질문에도 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대기하고 있던 차를 타고 떠났다.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전날인 13일 오전 9시쯤 경북경찰청 제1기동대에 도착한 임 전 사단장은 하루를 넘긴 14일 오전 3시 3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이후 임 전 사단장은 4시간 정도 진술 조서 열람을 했다.
경북경찰청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발된 임 전 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임 전 사단장 소환과 관련해, 지난해 8월 김경호 변호사의 고발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부하들의 카톡 메시지나 녹취 등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임 전 사단장이 이를 ‘허위’라고 주장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임 전 사단장은 전날 경찰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색 현장에 나간 해병대 측에 수중수색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도 “수중수색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해병대 대대장은 “명령에 따랐다”고 진술하고 있고, 여단장은 “사단장이 시켜서 부하들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임 전 사단장은 “여단장과 당시 수색작업의 총괄 본부인 육군 50사단이 협의해서 작업을 지시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사와 관련해 경찰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해병대 최고 윗선 지휘부에 대한 첫 소환 조사인 만큼 밤을 새우며 조사를 진행했다.
임 전 사단장은 사무실 안에서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해결했는데, 점심에는 도시락을 저녁에는 중국집 음식을 주문해서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전 군복 차림으로 한 손에 서류 가방을 들고 경북 경산시에 있는 경북경찰청 1기동대에 도착해 “그동안 검증되지 않은 각종 허위의 사실과 주장들이 난무했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했다.
조사를 마친 경찰 관계자는 “바로 조서를 검토할 예정이며 검토 결과에 따라 다음 수사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토 결과 다른 피의자들과 참고인들의 추가 조사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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