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당선인 대부분이 친명(친이재명)계가 된 것 아니냐. 친명계 규모가 커진 만큼 더 이상 단일 집단이라고 볼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22대 전반기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사실상 이재명 대표가 지지했던 추미애 당선인이 우원식 의원에게 패한 것을 두고 “친명계 내에서도 분화 양상이 일어나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 분위기를 주도했던 신(新) 친명 그룹과 이 같은 움직임에 거리를 둔 ‘원조 친명’간의 거리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번 의장 선거 과정에서 이 대표의 의중을 파악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곳은 강성 친명 그룹으로 이제 민주당의 최대 계파가 된 더민주혁신회의(혁신회의)였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김우영 정무조정실장 등을 비롯해 혁신회의 일부 멤버들은 이 대표의 뜻을 강조하면서 노골적인 추 당선인 지지 흐름을 만들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혁신회의 소속 일부 초선 당선인들이 과도하게 추 당선인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가뜩이나 추 당선인에 대한 비토가 큰 의원들 사이에서 더욱 반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친명계에서는 4선 김민석, 재선 김용민 의원 등이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추 당선인 지지에 나섰다.
반명 정성호 김영진 의원 등 이재명 대선 캠프 핵심이었던 7인회 출신 ‘원조 친명’ 그룹은 ‘명심 논란’에서 한발 물러섰다. 정 의원은 12일 추 당선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의장 후보를 사퇴한 뒤 14일 우원식 의원이 주축인 당 을지로위원회 행사에 참석하면서 사실상 우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총선 과정에서 각각 전략공천관리위원장,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신(新)명계’로 불린 안규백 김성환 의원 등도 추 당선인 쏠림 흐름과는 거리를 뒀다.
당내에서는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우원식 지지 의원 색출’ 움직임까지 나오는 가운데, 혁신회의는 의장 선거 결과를 근거로 “이 대표의 완전한 당 장악이 필요하다”며 연임론을 부추기고 있다. 혁신회의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직 확장에 나서는 등 ‘몸집 키우기’에 돌입한 상태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강성 당원들의 선호도가 낮았던 우 의원이 의장 후보로 당선된 만큼 당원들이 투표권을 갖는 전당대회에서는 이 대표를 옹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 “명백한 것은 권력 주체는 국민이고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그 권력의 주체로부터 잠시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이자 일꾼이라는 사실”이라며 “대리인임을 잊어버리고 본인이 마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고유 권력자인 것처럼 행사하는 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잘못된 사고”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당원들의 여론과 다른 선택을 한 의장 선거 결과를 지적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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