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과 사리 반환식 참석
정상회담 행사 3일만에 외부 활동
대통령실 “필요한 역할은 할 것”
野 “디올백 의혹 등 풀린게 없어”… 정치권 “재발 방지 제도개선 필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에 함께 참석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외부에서 열린 공개 일정에 함께 참석한 것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방문 이후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미국 보스턴박물관에 있던 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나옹선사, 지공선사(3여래 2조사)의 사리가 100년 만에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귀한 유물을 다시 모셔 오는 길은 정말 길고 힘들었다”며 “오랫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였지만, 한미 관계가 더 가까워지면서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국정을 운영하는 데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또 힘쓰겠다”고 했다.
사리는 양주 회암사의 지공선사 사리탑에 모셔져 있다가 일제강점기에 불법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출 후 100년 만의 환지본처인 데다 김 여사의 기여가 있었던 만큼 대통령 내외의 참석을 요구하는 불교계 목소리가 높았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김 여사께서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때 보스턴박물관에 직접 가 협상하며 이운 승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에 김 여사는 “사리가 환지본처 돼 매우 뿌듯하며 이를 계기로 불교가 중흥하길 바란다”면서 “이번 환지본처는 제가 아니라 천만 불자들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16일 한국-캄보디아 정상회담 만찬 참석으로 153일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선 데 이어 사흘 만에 불교 행사에 참석하며 공개 행보를 늘리고 있다. 디올백 수수 논란이 불거진 뒤 잠행을 이어온 김 여사를 두고 “사회 봉사, 외교 영역에서 대통령 배우자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활동 재개 시점과 방식을 저울질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가 필요하다 생각하는 행사에는 참석을 하게 될 것”이라며 “놀러 다니는 게 아닌 만큼 역할을 아예 안 할 수 없는 현실적 필요성도 있다”고 했다.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 제도적 대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제2부속실 설치는 검토됐지만 최종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고, 특별감찰관도 국회 논의가 필요하지만 진전되지 않았다. 13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로 디올백 수수 의혹 등 검찰 수사 지휘부가 물갈이되면서 ‘김 여사 수사 방탄용’이라는 야권의 비판도 의식해야 할 과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명품백 수수와 주가 조작 논란 등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은 무엇 하나 해소된 게 없다”며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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