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세종시 육군 32사단의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중 폭발 사고로 20대 훈련병 1명이 숨지고, 30대 훈련 교관(부사관)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에서 수류탄 훈련을 하다 폭발 사고로 장병이 숨진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육군은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실제 수류탄이 아닌 연습용 수류탄을 훈련에 사용하라고 예하 부대에 지시했다.
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경 32사단 신교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중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훈련병과 훈련 교관(부사관) 등 2명이 국군대전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훈련병은 끝내 숨졌다. 군 관계자는 “교관은 파편에 팔 등을 다쳐 국군대전병원에서 응급 처치 후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했다. 군사경찰은 민간 경찰과 함께 현장 감식을 진행하는 한편 부대 관계자를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과 훈련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훈련병이 안전핀을 뽑은 다음 수류탄을 던지지 않고 손에 그대로 들고 있자 이를 지켜보던 교관이 달려가 제지하는 과정에서 수류탄이 그대로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훈련은 교관과 훈련병이 모두 방탄모와 방탄복 등을 착용하고 관련 매뉴얼을 준수해서 진행됐다”며 “해당 훈련병이 안전핀을 뽑고 수류탄을 던지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수류탄은 안전핀과 안전고리를 제거한 뒤 3, 4초 내 던져야 한다. 신교대의 수류탄 투척 훈련은 모형 수류탄과 연습용 수류탄을 먼저 사용한 뒤 실제 수류탄을 교관의 엄격한 지시에 따라 던지는 순서로 진행된다. 경찰 관계자는 “군 당국의 1차 조사 이후 경찰에서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5년에는 대구 50사단의 신교대에서 훈련병이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던지려고 하는 순간 손에서 터져 교관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군 안팎에서 성능 불량으로 인한 이상 폭발 의혹이 제기되자 군은 사고 수류탄과 생산 연도 및 생산 라인이 같은 수류탄을 전수 조사했고, 그 과정에서 4개가 안전핀을 다 뽑기도 전에 터지는 결함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후 군은 실제 수류탄 훈련을 금지했다가 2019년 1월에 재개했다. 군 당국자는 “이번 사고는 성능 결함이 원인일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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