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주장에 반대하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이재명계를 지칭하는 속어)이라며 역적으로 여긴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초선 당선인 연찬회에서 민주당을 겨냥해 “대의민주주의의 큰 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출신 의장이 민주당과 강성 지지층을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낸 것.
김 의장은 이날 연찬회에서 “(정치인이) 당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지 않으면 큰 패륜아가 된 것처럼 된다”며 “나라를 위해 큰 담론을 펼칠 수 있는 정치인은 보이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점점 왜소해진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민주당의 의장 경선 국면 등에서 당 지도부와 강경파 등이 당 강성 지지층에게 휘둘리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의장은 “팬덤 정치의 나쁜 폐해가 생겨서 진영의 큰 주장에 반대하거나 이의를 다는 사람을 역적이나 배반자로, 소위 말하는 ‘수박’ ‘왕수박’ ‘중간 수박’ 이런 식으로 (분류)하는 건 대의 민주주의의 큰 위기”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소속 정당의 극단적인 팬덤 표는 어떤 경우에도 (총합이) 1%가 되지 않는다”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은 20만 명(한 지역구 평균 유권자 수) 국민들로부터 선택받아 위임된 책무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당 안팎의 지적에도 민주당 내 강경파는 의장 선거 결과에 대한 강성 당원들의 반발을 고리 삼아 당원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총선에서 압승한 정당 지지율이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한 적이 없다”며 “일부 강성 지지층의 극렬 행동이라면 이렇게 지지율이 빠지지 않는다. (당원) 80% 이상이 추미애 당선인을 (국회의장 후보로) 지지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대표에게도 항의 문자가 오고 있다”고도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의장단과 원내대표 경선에 당원 참여 비율을 10% 보장해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 “20% 정도는 반영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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