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채 상병 특검법’을 재표결하겠다고 22일 밝혔다. 21대 국회 임기 종료 직전까지 ‘거부권 정국’이 이어지게 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처음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 의장은 이날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합의가 안 되더라도 28일에는 본회의를 열 것”이라며 “(특검법에 대한 여야 간) 합의가 되면 합의된 안대로, 안 되면 재심의가 요청된 법안을 표결해 최종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의장은 “그게 국회법 절차”라고 부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 공세’ 군불 때기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왜 탄핵되었는가”라며 “대통령 부부에 관한 특검을 당사자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 체계와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한 반헌법적 행위이자 권력 사유화”라고 했다. 그는 “이제 대통령 탄핵이라는 암묵적, 정치적 예의는 깨지고, 국민적 유행어가 될 것 같다”고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워딩이 직접적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통화에서 “국민적 감정이 계속 끓어오르고 있는데 윤 대통령 스스로가 점점 탄핵의 방향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충남 예산의 리조트에서 22대 국회 당선인들과 워크숍을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거부한 대통령을 국민과 함께 거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 채 상병 특검법 등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비롯해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법 등 56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8일 본회의 개최에 반대하지만, 민주당이 끝내 강행한다면 부결표를 던지겠다”며 채 상병 특검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헌법상 고유 권한인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탄핵을 운운하는 것은 헌법을 부정하고 삼권분립의 근간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결국 ‘거부권 정국’으로 국정 혼란을 부추겨 탄핵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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