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야권의 탄핵 공세 속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15주기 추도식에 여야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추도식을 계기로 지지층을 결집해 대여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추도식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봉하마을을 찾았다. 3년 연속 추도식을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19일 영국에서 귀국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자리했다.
이 대표는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꿈꾼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은 여전히 미완성”이라며 “윤석열 정권으로 인해 2년이란 짧은 시간에 참으로 많은 퇴행을 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대화와 타협’을 강조한 여당을 겨냥해 “합의를 명목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는 방치이지, 정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조 대표, 김 전 지사는 추도식 전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별도의 환담도 가졌다. 조 대표는 “문 전 대통령께서 저와 이 대표에게 ‘두 당의 공통 공약이 많으니 연대를 해서 빨리 성과를 내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23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여당 지도부가 문 전 대통령 퇴임 뒤 예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황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은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강조했고 타협의 정치를 늘 강하게 주장했다”며 “이는 민주당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좋은 정치 지표”라고 말했다.
정부 측에서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총리가 지난해에 이어 추도식에 참석했다. 한 총리가 참석자로 소개되자 일부 시민들은 “박수치지 마세요” 등을 외치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 대신 조화를 보내고 홍철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애도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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