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협력해 '따오기' 복원한 것처럼"
"한일중 정상회의도 성과 도출되길"
3국 공통 식재료 사용한 메뉴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제9회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를 초청해 환영 만찬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 이날 만찬에는 3국 정상과 대표단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지난 2019년 제8차 정상회의에 이어 4년 5개월 만에 개최되어 의미가 더욱 크다”며 일본과 중국이 우리 정부의 의장국 활동을 지원해 준 데에 감사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3국이 오랜 이웃으로 긴 역사를 함께하며 한자·차(茶) 문화·젓가락 같은 문화적 공통점이 있고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또 “3국의 청년들은 한국의 K-팝, 일본의 애니메이션, 중국의 판다를 좋아하며 서로 간에 이미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며 “3국 협력의 성숙을 위해 미래세대인 청년들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일중 3국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따오기’라는 새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한때 멸종되다시피 한 따오기 복원을 위해 3국이 힘을 합친 결과 개체수가 증가해 3국 모두에 서식하며 천연기념물로 보호 받고 있다”며 “따오기가 3국 협력의 결실이자 상징이 된 것처럼 내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국민들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들이 많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만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3국의 지도자들은 만찬장 중앙에 전시된 3국 도예가들의 작품을 관람했다.
이 작품들은 김해시에서 열린 ‘한일중 도자문화예술 국제교류워크숍’에서 3국 도예가 9명이 각 출신 지역의 문화, 재료와 기법 등을 서로 나누며 빚어낸 것이다.
이어 만찬장에서는 식사에 앞서 한일중 다문화 어린이 2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일본과 중국의 대표 민요를 불렀다.
어린이 합창단은 2010년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 당시 진행된 ‘한일중 미래꿈나무 2020 타임캡슐 행사’를 소재로 한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 우리나라 제주에서 열렸다. 당시 3국 어린이 2020명은 평화·번영·우정을 기원하며 타임캡슐에 편지를 써 넣었다.
이날 어린이 합창은 2010년에 묻은 타임캡슐 속 편지를 열어본 뒤 14년 전 약속에 대한 화답으로 한국 동요 ‘무지개 빛 하모니’를 노래했다.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이 끝나자 3국의 지도자들은 무대 위로 올라와 오늘 멋진 공연을 준비해준 어린이들에게 악수하며 격려했다.
만찬 이후에는 식후 공연으로 3국의 전통악기 연주와 3국 뮤지션의 공연이 이어졌다.
한국의 가야금, 일본의 샤쿠하치, 중국의 얼후 등 3국의 전통악기 연주자가 모여 중국과 일본의 대표곡을 합주했다.
마지막 공연으로는 3국의 현대음악 밴드가 나섰다. 3국 뮤지션들은 앵콜곡으로 이날 날씨를 언급하며 신중현의 ‘봄비’를 불러 참석자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메뉴는 한일중 세 나라 공통의 식재료이자 음식인 두부, 만두, 장류를 활용해 만든 대게 궁중 어만두, 한우 양념갈비와 구운 채소, 오색 골동반과 시금치 된장국 등의 한식 메뉴가 제공됐다.
대통령실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삼국의 깊은 유대 관계와 앞으로도 계속될 협력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리 총리와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두보의 시를 언급하며 친근감을 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회담을 끝내고 창 밖으로 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두보가 지은 시인 ‘춘야희우(春夜喜雨)’를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는 ‘봄밤에 내리는 기쁜 비’라는 의미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리 총리와 회담한 후 8개월 만에 재회한 데 대한 반가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춘야희우를 모티브로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호우시절’도 언급했다. 허진호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중국을 배경으로 한다. 한국 배우인 정우성과 중국 배우 고원원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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