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안보대화 내달 첫 회의… ‘사드’후 중단됐던 채널, 급 높여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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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북핵-북러 군사협력 거론하며
“안보리 이사국 中, 평화 보루돼야”
中매체 “尹, ‘하나의 중국’ 견지”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서 한중 외교안보 대화 신설에 합의했다. 고위급 협의 채널을 가동해 현 정부 들어 악화된 대(對)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풀어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 윤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어떤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양국 소통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래야만 서로 존중하면서 공동 이익을 추구하고 역내 평화·번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회담 후 브리핑에서 “한중 외교안보 대화를 신설해 6월 중순에 첫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중 외교·국방 ‘2+2’ 대화를 열기로 합의한 것. 한중 외교안보 대화는 앞서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최에 합의해 2015년 1월까지 두 차례 열린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따른 한중 관계 악화로 중단됐다. 이번 한중 양자 회담에선 이 대화를 9년 5개월 만에 정례 협의체로 가동하되 외교부에선 차관, 국방부에선 국장급으로 기존보다 급을 높이기로 했다.

한중 양국은 정부 인사들에 민간 전문가들이 더해진 ‘반관반민(半官半民)’ 형태의 1.5트랙 대화 및 외교차관 전략대화도 올해 하반기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정부 소식통은 “2022년부터 외교안보 분야 고위급 채널 재개를 중국과 논의했지만 협의가 진전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최고위급 차원에서 막힌 혈을 뚫어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한중 양자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 핵 개발, 북-러 군사협력이 지속되는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의 보루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감시하는 유엔 전문가 패널 활동이 지난달 종료된 가운데, 북한 문제를 두고 향후 중국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한 것. 이 관계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임박해 있고, 다른 각종 미사일 도발도 섞어 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나 윤 대통령의 방중 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된 자리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윤 대통령이 회담에서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며 이 같은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내용은 대통령실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윤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겨냥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고 밝혔고, 중국 당국은 이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양자회담#외교안보대화#협의 채널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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