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연금개혁, 숫자만 바꿔선 청년세대에 부담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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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27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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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DB) 2023.3.6/뉴스1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DB) 2023.3.6/뉴스1
대통령실은 27일 구조개혁이 동반하지 않는 ‘숫자 바꾸기식 연금개혁’은 미래세대에 부담만 가중한다는 이유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구조개혁과 결합되지 않은 모수(숫자)개혁은 미래세대나 청년세대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똑같은 모수 하나로 가는 구조”라며 “보험료 납입이 2년밖에 남지 않은 사람과 앞으로 20년을 내야 하는 사람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연금개혁이 단순히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두고 숫자만 바꾸는 작업이 될 경우 오히려 특정세대에 부담만 커지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이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번 국회에서 모수개혁을 먼저 처리한 뒤 구조개혁은 제22대 국회로 넘기자는 제안을 내놓으면서다.

21대 국회 임기는 이틀 후인 29일로 끝난다.

김 의장은 여아가 연금개혁에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에는 접점을 찾은 만큼 모수개혁부터 먼저 추진하자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연령대에 따라 모수를 다르게 설정하는 방식을 비롯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간 관계 재정립 등 구조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 연령대에 동일한 모수를 적용하더라도 청년세대 사이에 충분한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실 내 목소리다.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모수를 젊은 계층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해도 보험료를 얼마나 추가로 내게 될지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해집단 반발을 무릅쓰고 연금개혁을 포함해 3대 개혁을 추진하는 것도 미래세대를 위한 결정인 만큼 대통령실로서는 구조개혁 없는 연금개혁에 찬성하기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민연금이 2055년에 고갈되는데 31년밖에 쓸 돈이 없다”며 “연금개혁은 20·30대에게 물어봐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연금개혁이 모수개혁으로 끝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대목도 대통령실이 연금개혁 논의를 22대 국회로 넘겨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단계적으로 하자는 건데 구조개혁이라는 2단계 논의가 담보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며 “지금과 같은 동력이면 다음 국회 초기에 연금개혁에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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